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소고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소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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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노조)가 6년 연속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10일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1조 근무자들이 참여했고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 일하는 2조 근무자는 오후 8시 20분부터 2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오는 14일에도 1조와 2조가 각 2시간씩 모두 4시간 파업할 계획이다. 회사는 노조의 이날 하루 4시간 부분파업으로 차량 1천5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00여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이번 주말부터는 휴일 특근을 중단할 계획이다. 그 이후의 투쟁 일정은 16일 열리는 쟁의대책위 회의에서 논의한다.

현대차노사는 지난 4월 20일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교섭을 시작했으나 시작부터 노사 간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6일 20차 교섭에서 회사 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자 결렬을 선언했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한 바 있다.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했다.

또한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있다.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파업을 벌여 14만2천381대(3조1천132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의 파업을 벌이고도 임금인상율(기본급 대비) 3.4%를 기록해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다 파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적용되면서 개인별 임금손실까지 더해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노조원들은 ‘저효율 파업’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처럼 노조의 파업효과가 저하된 원인 중의 하나는 회사가 임금/성과급 지급의 기준을 기업실적과 경영환경으로 삼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실제로 현대차의 임금, 성과금의 규모는 노조 파업보다 그 해의 경영환경이나 경영이익 등 경영실적에 좌우되고 있다.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7년간 영업이익이 높은 2011년, 2012년에는 기본금 인상율과 총 연봉인상액이 가장 높이 나타났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24조380억원, 당기순이익 9천136억원으로 이는 매출에서는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8.2%나 감소했다. 이러한 이유는 해외시장의 부진으로 현대차 위기의 직접 원인은 해외시장 판매 부진으로 전체 판매의 80%가 넘는 해외에서는 185만3천559대를 팔아 9.3%나 감소했다.

특히 ‘사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시장 판매량은 30% 가까이 줄어든 36만1천대에 그쳤고 시장점유율은 3%대까지 추락했다. 여기에다 상반기 미국 판매량도 7.4% 감소한 34만6천대로 뒷걸음질 쳤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대립적 노사관계에 머물러 있는 한, 과거와 같은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내외적 위기 극복을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올해 단체교섭을 합리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한다. 노조는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과도한 요구 및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노사가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고용’과 ‘임금’의 빅딜을 선언하고, 생산성과 연계된 임금체계 도입, 노동의 유연성 강화 등을 도입함으로써 노사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일 때만 공존과 상생이 가능하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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