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찾은 것은 해양경찰이라는 이름이 아니다
우리가 다시 찾은 것은 해양경찰이라는 이름이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0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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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해양경찰청이 공식 출범하였다. 이에 우리 울산해경도 ‘울산해양경찰서’라는 이름을 걸고 새로운 각오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대 중국의 시경(時經) 에 ‘상토주무(桑土綢繆)’라는 말이 있다.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 둥지의 빈틈을 얽어맨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난을 막는다는 말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 8개월의 시간은 우리 해양경찰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이자, 새로운 해양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해양경찰은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한 가족이 되어 관제센터-해경상황실-경비함정 간의 입체적이고 적극적인 상황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선하였고,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발족하여 지역 해경구조대와 함께 해양 재난사고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역량을 시스템화 시켜 바다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하고자 노력해 왔다. 또한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설을 통해 갈수록 흉포해지는 불법조업 외국어선으로부터 우리 어민과 어족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하는 등 해양경찰은 바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상황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장비·인력·제도가 보완되면서 보다 전문적인 조직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러한 큰 틀에서의 발전과 더불어 울산해경에서는,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 불감증을 심각하게 바라보게 된 사회적 관심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염원이 일상 속에 깊게 자리매김 하였다는 것을 피부로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시민들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해양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노력해 왔다.

그 일환으로 울산해경은 지난해 여름부터 간이수영장을 운영하여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생존수영 교육을 실시하고,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이해하기 쉬운 교육 커리큘럼으로 해양안전교육을 펼쳐오고 있으며, 장생포에 위치한 해양안전홍보관 개관을 통해 바다를 찾는 많은 이들이 다녀가게 하는 등 해양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 왔다. 또한 지역 축제·행사 등이 있는 곳을 찾아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해양안전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며칠 전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고 흥미 있게 해양안전의 지식을 전하고자 골든벨 형식의 퀴즈대회를 전국최초로 실시하여 호응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미연에 해양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복원력이 저하된 중국산 불량구명조끼를 국산으로 속여 유통시키고, 자격 미달자의 승무경력을 위조하여 해운회사에 취업을 알선한 브로커를 검거하는 등 여러 안전저해사범을 척결하여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을 국민여러분께서도 알아주신 것인지 이번에 단행된 정부 조직개편으로 우리 해양경찰은 다시 그 이름을 찾게 되었다.

조직이 잃었던 이름을 찾게 된 것은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해양경찰’이라는 이름이 아닌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라는 단호한 명령으로 알고 이러한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해양경찰은 더 강하고 더 안전하고 더 믿음직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민이 바다를 이용하는 그 순간이 가장 안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내일보다 오늘이 더 안전한 바다”를 향해 닻을 올리고 또 한 번 힘차게 항해에 나서는 해양경찰에 많은 성원과 애정 어린 관심을 당부 드린다.

<서승진 울산해양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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