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나눔의 즐거움 ‘도시농업교실’
배움과 나눔의 즐거움 ‘도시농업교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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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도시에서도 농업이다! 본디 하나였던 도시와 농촌이 이별을 한 지 100년 만에 도시는 다시 ‘팜 시티’(Farm City)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건강’을 선물해주고 가꾸는 재미로 인간의 ‘재배 본능’을 충족시켜 주는 취미이다. 한편, 도시농업은 ‘자부심’이다. 내 가족의 식탁을 지키는 ‘홈 메이드’ 농산물을 생산하고, 환경과 도시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는 도시민의 작은 뿌듯함이다.

인류 역사 속에서 도시는 농업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도시에서 농업이 분리된 것은 산업화 이후의 현상이다.

페루의 공중도시 마추픽추에도 테라스형 농지가 존재했고, 프랑스 베르사유 궁에도 왕비의 텃밭과 오두막이 존재했으며, 오늘날도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Farm City를 발견할 수 있다.

텃밭, 옥상, 상자, 베란다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등장하는 가운데 전 세계의 도시농부는 8억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몬트리올에는 8천195곳의 텃밭이 있고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개 이상이다.

도시농업 매뉴얼, 다양한 소포장 종자, 디자인을 가미한 패션 농기구 등 ‘레저용 농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조선의 도읍이 된 이후에도 다양한 도시농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450년에는 세계 최초의 온실도 탄생했다. 양잠을 하던 잠실과 잠원동, 궁중에 채소를 공급하던 내농포(內農圃)가 있던 종로구 권농동, 왕실의 고추 재배용 고초전(苦草田)이 있던 연희동 등이 대표적이다.

도시인들은 치열한 경쟁과 빠른 변화에 지친 ‘건강’과 ‘여유’를 도시농업을 통해 충족하고 싶어 한다. 한편 웰빙 트렌드의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여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이런 추세는 주 5일제와 길어진 평균 수명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 다양하고 생산적인 활동의 수요가 증대하면서 농업(Agriculture)과 여흥(Entertainment)을 결합한 신조어,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도 탄생했다. 도시농업은 도시민의 고립감, 스트레스, 외로움을 덜어주어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 효과도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말하는 공통된 도시농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건강, 재미, 행복, 자부심, 즐거움을 꼽고 있다. ① 몸과 마음의 건강은 첫째로 손꼽히는 장점으로, 익숙하지 않지만 즐거운 취미이기도 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아울러 ② 매일매일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을 보면서, 새록새록 키우는 재미 ③ 작은 밭이라도 이웃에게 직접 기른 것이라며 나누어 줄 수 있는 재미 ④ 내가 직접 길러,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내 가족에게 먹인다는 자부심, 그리고 ⑤ 뭐니 뭐니 해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잘 길러서 먹는 재미가 단연 모든 재미 중에서 으뜸이라고 말한다.

위에서 말하는 도시농업도 기본적으로 배워야 더 행복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에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4월부터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교육 과정을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모집, 운영하고 있다. 과정 중 하나로 교육생들이 센터 실습포장 내에 찰옥수수를 심어 7월 21일 수확하게 되었다. 수확한 찰옥수수는 당일 오전 11시 농업기술센터 잔디밭 등나무 정원에서 우리 집 장애인 거주시설 외 3곳에 전달하여 배움과 나눔의 즐거움을 함께 했다.

농업기술센터의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 과정은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수확된 농산물을 기부하는 나눔 행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6년에도 한우리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등 4개소에 찰옥수수 600개를 전달한 바 있다.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생들의 땀과 노력으로 직접 재배한 찰옥수수를 울산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농업기술센터와 교육생 모두는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 작지만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모두 기뻐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텃밭 농작물을 재배하여 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를 지속해 도시농업인으로 함께하는 도시공동체를 만드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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