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대 개막,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오바마시대 개막,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 윤경태 기자
  • 승인 2008.11.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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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대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민들의 선거혁명이 일궈낸 쾌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미국 역사는 물론 전 세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것은 당초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40대 흑인 초선 상원의원’ 민주당 버럭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후보가 건국 이래 주류인 와스프(WASP: 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자)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개가를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전 세계는 오바마 시대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바마의 대선승리는 인종의 벽을 넘어서 정치적·문화적·사회적·인류적 측면에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도 오바마의 승리를 견인한 요인이다.

‘하위계층으로부터의 변화(Bottom-up Change)’라는 그의 대선 슬로건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해준다. 성장위주보다는 증세 및 임금인상, 공공서비스 확충을 통한 부의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식 경제정책이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작금의 우리 사정과 대비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민주당은 빌 클린턴 정부 1기인 1994년 이후 실로 14년 만에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했다.

오바마 시대는 우리 정부의 정책운용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통상과 대북정책만 봐도 그렇다. 양국 모두 아직 의회의 FTA 비준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는 그간 자동차 부문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럴 경우 한미 FTA의 진로는 물론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북문제의 경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당선되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겠다. 북미 간 본격적인 협상을 하고 외교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친미반한 기조가 더욱 견고해지면 우리 정부는 설 자리를 잃고 외톨이가 될 개연성이 높다.

오바마의 등장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추구하는 미국의 변화를 넘어 국제사회의 변화를 의미한다.

반세기 이상 유지돼온 한미 우호관계를 토대로 서로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 오바마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보내며 1주일에 1번씩은 비빔밥을 먹었다는 후문이다.

또 일리노주 상원의원이었던 지난 2001년에는 태권도를 배워 청띠(5급)를 땃지만 2004년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하면서 태권도장에 가기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선거운동기간동안 한인들을 만나면 망설임없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란 말로 인사를 건낼 정도로 한국인에게 우호적이었다는 것.

그러나 오바마는 100% 한국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저서에서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시카고 흑인밀집지역에서 접한 한국 상인들을 이기적인 사람들로 묘사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므로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이런 오바마, 즉 미국의 변화의 흐름을 허술히 여길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녹록찮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 윤경태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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