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사협상 책임공방 가열
현대重 노사협상 책임공방 가열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07.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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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유인물에 특정인 급여명세서 공개… 사측 “법적 조치”
2년치 협상을 통합해서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노사관계가 여름휴가를 앞두고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노사 모두 여름휴가 전 타결을 외치고는 있지만 지루한 책임공방만 계속되면서 장기화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회사는 21일 사내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줄 것”을 노조에 요구했다.

회사는 “노조는 지난 20일 소식지를 통해 여름휴가 전 임단협 마무리를 촉구하며 조합원들을 위한 새 제시안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 주식과 부동산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팔고 조직을 줄이면서 3천여 명의 사우들도 떠나보냈다”며 “그러나 노조는 1년 내내 사업분할 반대파업만 했으며 경영위기가 통상임금 소송 대비용이라는 등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가 타결을 원한다면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회사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이날 ‘인사저널’ 소식지는 전날(20일) 노조가 뿌린 ‘중앙쟁대위’ 소식지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 20일 소식지를 통해 협상지연과 관련해 회사의 책임을 주장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노조는 “휴가를 일주일 앞두고 실무교섭을 통해 임단협 해결점을 찾기로 했지만 아직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회사의 시간 끌기와 현실을 외면한 말장난에 모두가 지쳐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의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교섭이 적자 부풀리기-구조조정-기본급 반납-통상임금 소송 승리-민주노조 무너트리기 등을 위한 것이었음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나온 안으로는 협상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을 회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회사 발전을 위해 애쓴 노동자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유인물에 특정인의 급여명세서를 유인물로 공개하면서 노사 간에는 법적 공방까지 일고 있다.

앞서 노조는 최근 서울 집회에서 “현대중공업 35년 차 임금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며 실명의 급여명세서가 찍힌 유인물을 시민에게 배포했다.

명세서에는 ‘기본급 148만9천458원, 가족수당 451원, 직무환경수당 150원, 실지급액 40만9천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는 “분리된 회사에 가기를 거부해 대기 중인 A씨 명세서인데, 올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있고 기본급이 작년의 85% 수준”이라며 “여기에다 직무재배치 노력 미흡으로 정직 징계까지 받아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추가 감액됐고, 7시간 파업에 참여해 무노동 무임금까지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정이 이런데도 노조는 앞뒤 정황에 대한 설명 없이 ‘구조조정 여파’라는 점만 부각하며 회사를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었다”며 “경위가 어떻게 됐든 선전물이 나간 것만으로 회사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았고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인의 품격과 위상을 무너뜨리고 누워서 침 뱉는 홍보와 터무니없는 흠집 내기는 법과 사규에 따라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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