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로 달려나 볼까?
수소차로 달려나 볼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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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이상기후와 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30년 전만 해도 대구 사과가 맛있기로 전국에 소문이 났고, 오죽하면 능금아가씨 축제까지 열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젠 우리나라도 온난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고, 맛좋은 사과의 북(北)한계선이 점점 북으로 올라가 경북 봉화와 강원도 정선의 사과가 맛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협약을 위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당사자협약 ‘COP 21’에는 세계 197개국이 동참했다. 파리협약 이듬해인 작년 11월 모로코에서 ‘CO P22’가 열린 뒤로는 기후변화협약의 실천적 실효성에 점점 더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태화강의 생태계가 복원되고 맑은 물과 훨씬 나아진 대기질로 울산은 이제 생태산업도시란 새 이름을 얻게 되었다. 태화강대공원의 대숲에서 이는 바람소리와 봄, 여름, 가을 철 따라 피는 각양각색의 꽃들, 그리고 유연한 강의 곡선은 태화루에서 내려다볼 때 그야말로 기막힌 영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젠 한걸음 더 나아가, 비록 보이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지만,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고 억제할 방안을 두고 고민할 때가 되었다.

2016년 12월 말 기준 울산의 차량등록대수는 53만8천여 대로 1인당 0.45대 꼴이고, 세대별로는 1.18대로 제주, 인천에 이어 전국 3위이다. 2015년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의하면 자동차와 가정의 몫을 제외한 전체 산업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울산이 전국 4위를 차지한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체에서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3억2천만 톤의 10.4%로 연간 약 3천7백만 톤이 울산에서 배출됨을 의미한다. ‘전국 4위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구대비 배출량은 전국 2위, 면적대비 배출량은 단연 전국 1위이다.

울산의 산업은 50년 가까이 우리나라 현대화와 부국을 이루는 데 혁신적 기여를 해 왔다. 그러나 제조업이 기반인 탓에 산업 전환이 쉽지 않아 일부 산업에서는 제조업의 한계라 할 ‘저성장’과 ‘일자리 절벽’에 부딪혀 신규고용에 대한 부담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울산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정책도 세우지만 지역적 산업기반의 한계에 부딪혀 돌파구를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있고 우리나라와 울산도 이에 적극 동참할 준비로 바쁘다. 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울산의 산업재편과 대선공약 이행을 준비하거나 제시하고 있는데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중에서도 ‘수소자동차 실증도시’의 밑그림에 따라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대를 보급하고, 충전소 20기를 구축하면서 수소배관 30km를 설치하기로 한 구상은 다른 지자체는 생각도 할 수 없는 훌륭한 계획으로 이 또한 채택되기를 빌어마지않는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의 하나인 부생수소를 잘 정제해 수소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여건과 입지를 갖추고 있다. 그런 만큼 이를 신에너지 산업과 연관 지어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박수 칠만한 일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를 굳힌 울산 현대자동차에게 수소전기차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공기만으로 움직이고, 배출되는 것은 청정한 물밖에 없으니 가장 이상적인 운송수단이다. 그러나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의 제조와 저장, 이송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국내 연관산업이 같이 참여하고 성장해야만 가능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기계산업뿐 아니라, 화학산업, 에너지산업, 전자산업, 기초소재산업 등의 융합이 있어야만 생산이 가능한 친환경적 수소전기차는 요즘 산업정책의 대세인 ‘인더스트리4.0’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울산은 수소에너지와 수소자동차를 미래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전망이 장밋빛 제안은 아니다. LS-니꼬 동제련 사택에서는 세계최대의 수소타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세계최초로 상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수소전기차를 생산하는 중이다. 또한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친환경전지융합실증화단지’에서는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수소배관으로 공급받게 될 부생수소로 연료전지 실증화와 시험평가, 연구개발까지 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서두르는 중이다.

수소전기차가 대량생산에 들어갈 경우 새로운 미래형 자동차용 부품을 제조해서 적기에 공급할 수소에너지산업, 그리고 수소전기차의 부품·소재업체를 위한 새로운 산업단지 개발과 유관기관들을 위한 클러스터가 필요하다. 울산테크노파크에서는 이러한 미래수요를 위해 하나하나씩 준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울산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산업정책에 반영되어 지속가능한 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아울러 울산에서 ‘에너지산업4.0’이라는 새로운 산업모델을 만들고 이제는 경제수도로 우뚝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면서 적극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수소차로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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