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원인이라도 알 수 없나?
이상기후… 원인이라도 알 수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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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구호 중에는 ‘살맛나는 고장’, ‘머물고 싶은 도시’란 의미의 구호가 적지 않다. ‘시민(주민)들의 삶의 질’을 정책목표의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구호가 어울리지 않는 지자체들이 자꾸만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살맛 안 나는 고장’, ‘머물고 싶지 않은 도시’로 변해 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도시·농촌 생활에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은 다름 아닌 이상기후다. 울산만 보더라도 불볕가뭄이 끝도 모르는 채 계속되고 있다. 부산, 대구, 포항과 함께 낮 최고기온은 연일 섭씨 34∼35도를 오르내리며 폭염특보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는 것이다. 기상당국은 섭씨 33도가 이틀 이상이면 ‘폭염주의보’, 35도가 이틀 이상이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그런데 울산은 지금 거의 날마다 ‘폭염경보’를 죽부인처럼 껴안고 살아야 한다. 더욱이 밤이면 ‘열대야’의 기준인 섭씨 25도를 예사로 웃돌아 집단 스트레스, 집단 히스테리 현상에 불을 지피기도 한다.

그런데도 책임 있는 관계당국 어디서도 속 시원한 설명은 들을 수 없다. 장기 가뭄과 폭염을 비롯한 이상기후의 발생 원인에 대한 설명 말이다. 기껏해야 “폭염경보가 지속되고 있으니 야외활동 자제와 충분한 물 마시기 등 건강에 유의하세요!”, “온열질환이 우려되니 노약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바깥 활동을 자제해 주세요!”하는 식의 문자메시지가 고작일 뿐이다.

단비 같은 소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울산시는 20일 국민안전처에서 특별교부세 1억2천만원을 지원받아 폭염예방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국비는 도로 살수(撒水)를 위한 장비 임차비, 무더위쉼터(547곳) 운영과 폭염피해 예방을 위한 시민행동요령 홍보활동 등에 쓰인다고 한다. 특히 남구는 구민들이 폭염피해를 입지 않도록 건널목과 연결된 ‘교통섬’ 가운데 유동인구가 많고 그늘이 없는 10곳에다 ‘그늘막’을 설치해 청량감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자치구·군에서 폭염피해 예방에 나서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땜질식 임시방편이 아닐 것이다. 폭염이든 가뭄이든 집중호우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여러 기후적 요인들을 제대로 규명해서 이상기후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 전 울산과학기술원에 ‘폭염센터’가 들어서긴 했지만 아직은 기대할 거리가 별로 없다. 울산시는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기상청의 기상연구소 등 유관기관과 손을 잡아서라도 이상기후의 원인을 알아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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