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몰래카메라도 탐지해냅니다
요즘은 몰래카메라도 탐지해냅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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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만화에서는 주인공이 예리한 눈으로 미세증거까지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줄 때가 있다. 어린 시절 그 장면을 보고 나서 화장실에 교묘하게 설치되어 있는 몰래카메라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에 힘을 주고 주변을 세심히 훑어본 적이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주 터무니없는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어릴 적부터 몰래카메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 온 현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요즘처럼 날이 더워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시기나 피서지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7월, 8월 휴가철에는 이러한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기 시작한다. 몰래카메라 범죄와 같은 성범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몰카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초소형 또는 위장형 카메라 구입이 늘어나면서 ‘몰카’ 등을 이용한 성범죄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011년에 1천여 건이던 것이 2016년에는 5천여 건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카메라가 몰래 설치되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언제 범죄의 대상이 될지 몰라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경찰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피서지의 성범죄를 뿌리 뽑으려고 한다. 몰래카메라가 지능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경찰도 이를 단속하기 위해 ‘불법 초소형 카메라 전문탐지 장비’를 87대나 보급한 바 있다. 이 장비는 피서지를 비롯해 ‘몰카 범죄’의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예방 및 단속에 활용되고 있다.

이 장비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전파 탐지형’으로 몰카에서 발생하는 전파를 수신하여 탐지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원이 켜져 있는 시계나 라이터 모양의 위장형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렌즈 탐지형’으로 적외선을 쏘아 렌즈에서 반사되는 빛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렌즈 반사 기법이기에 전원이 꺼진 카메라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유능한 ‘몰카 탐지 장비’는 전국에 보급되어 공중화장실, 탈의실, 샤워실 등 몰카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시설에서 단속을 도와주게 될 것이다.

미세한 카메라까지 찾아내는 만화주인공과 같은 능력이 이젠 어린 시절의 터무니없는 바람만은 아니다.

경찰이 비밀스러운 능력의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이다. 경찰은 피서지 성범죄 근절에 강력하게 대처하여 모든 시민이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고 행복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송미 남부경찰서 경무과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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