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40’… 용어라도 풀어썼으면
‘비전 2040’… 용어라도 풀어썼으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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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040년까지 20여년간 울산이란 도시의 성장·발전의 밑그림이 될 ‘울산비전 2040’ 최종안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Ulsan for you’를 대신할 도시상징구호(=브랜드 슬로건) ‘THE RISING CITY’도 동시에 선을 보였다. 울산시는 13일 오후 본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울산비전 2040 선포식’에서 비전 최종안과 울산 상징구호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울산비전 2040’ 최종안은 한마디로 진취적이고 의욕이 넘쳐나 보인다. 울산시는 비전의 목표를 ‘글로벌 창조융합도시 울산’으로 정하고 5개 분야의 도시모델도 설정했다. 5개 분야의 도시모델이란 파워시티, 휴먼시티, 프레스티지시티, 콤팩트시티, 메가시티 등 5가지를 말한다. 이들 도시모델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 17개와 세부사업 150여 개도 수립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새로운 도시상징구호 ‘THE RISING CITY’도 ‘Ulsan for you’도 격이 달라 보이고 음미할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떠오르는’이란 뜻의 ‘RISING’은 ‘도약하는 울산’을 상징한다니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은 드물지 싶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다. 울산시가 최종안이나 설명 과정에서 구사한 용어들이 전문 학술용어 아니면 영어투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파워시티, 휴먼시티, 메가시티’ 정도는 어느 정도 귀에라도 익은 용어들이어서 덜한 편이지만 ‘프레스티지시티(prestige-city)’, ‘콤팩트시티(compact-city)’에 이르면 도무지 무슨 뜻인지 한참 헤매어도 마땅한 답을 찾을 길이 없다.

설명에 따르면 ‘프레스티지시티’는 ‘경제적 풍요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으로 가득 찬 품격 있는 도시’라는 뜻이, 그리고 ‘콤팩트시티’는 ‘도시와 농촌으로 분산된 도심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120만 인구를 150만 인구로 늘어난 도시’란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들 5가지 영자(英字) 용어에 대신할 한글 용어는 따로 나와 있지 않다. 공직사회나 학술계의 관행 또는 타성 때문이거나 조어력(造語力) 부족 탓이겠거니 하고 씁쓸한 입맛을 다질 수밖에 없다.

라디오 방송용 기사를 작성할 때 기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 “중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게 쉬운 표현을 사용하라”는 원칙이다. 119만 시민을 대상으로 한 울산시 공직자들의 용어 사용도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울산비전 2040’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할 필요가 있다면, 적어도 ‘설명용 표현’만큼은 쉽게 풀어썼으면 한다.

울산이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도시이기에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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