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말장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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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이란 사전적 의미로 말을 주고받으며 즐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말장난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식으로 쓰여 진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는 실속이 없는 쓸데없는 말을 그럴듯하게 늘어놓는 언어유희(言語遊戱)의 의미로 풀이 된다.

최근 각종 인터넷 포탈에서 많이 떠도는 말장난에는 재치 있는 것들도 있고 마음이 짠한 것, 절묘한 비꼼 등 수두룩하다. 하지만 웃고 넘어갈만한 것도 있지만 잘못 사용될 경우 특정 대상이나 상황이 비하되는 것도 많다.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기업이나 단체들이 광고를 하면서 말장난을 칠 때에는 아주 신중해야 한다. 이들은 무엇을 팔거나 알리기 위해서 항상 어떤 행위나 메시지에 의도를 담고 있다. 따라서 그 의도는 이들의 본심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말장난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면 이로 인한 그 어떤 희생이나 불편부당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새민중정당울산시당(준)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관련 자체 여론조사 결과 울산시민의 51%가 건설 중단을 찬성했고 35.7%가 계속추진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발표하자 여론조사에 대해 왜곡 시비가 생길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반발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울산시의회 한동영 의원은 논평을 내고 “질문의 맨 처음 문장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정책을 강조해 왔고, 최근 원전 추진 여부에 대하여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 지역의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해 약 80% 내외의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먼저 언급하면서 건설 중단을 유도하는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히려 120만 울산시민들에게 ‘만일 공정률 28.8%의 원전 5,6호기가 건설 중단이 되면 울산시 세수입 약 2조6천억원의 손실이 생깁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 지역의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것이 어쩌면 여론을 수렴을 한다는 미명하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의 상투적인 말장난이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당사자가 얻으려고 하는 답을 선택하기에 가장 가깝게 예문을 제시하고 의견을 묻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답해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울산지역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문제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들 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여론조사를 실시해 시민들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계속되는 시위로 시가지가 조용할 날이 없다. 높은 교각에도 울산시의회 옥상에도 시위를 위해 올라 가 있고 시청 정문을 비롯한 청사 앞에는 갖가지 현수막으로 도배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새 정부 청구서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가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이로 인해 박근혜정부가 탄핵됐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쟁에서 승리하면 전리품을 나눠 갖는 것은 인류역사에서 오래된 관습처럼 행해져 왔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최첨단시대에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고 남을 생각하지 않는 독선적 행동이 결코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얄팍한 말장난으로 시민을 호도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이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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