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은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부터
교통안전은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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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끼이익~’ 하는 소리를 듣고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친구가 차량에 부딪혀 뒹구는 모습이 보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친구를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교통사고였고, 나로서는 난생처음 목격한 교통사고 장면이었다.

당시 친구가 다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내게는 아직까지 큰 충격으로 남아 있다. 나도 언제 그와 같은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나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은 교통사고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여러 경로로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아왔지만,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사회와 밀접한 업무를 하는 의무경찰에 관심이 있어서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은 여러 집회·시위현장 출동은 물론 방범·교통 근무도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교통 근무를 할 때는 어릴 적 기억을 한 번씩 되새겨보기도 한다. 횡단보도(건널목) 주변에서 보행자의 안전한 횡단을 보장하고, 무단 횡단을 예방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다. 많은 보행자들이 법규를 잘 지켜 주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들은 보행 신호인 초록 불빛이 켜졌을 때 앞만 보고 걷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 광주와 충북 청주에서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새삼 나의 어릴 적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나의 어릴 적 경험과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생각하면서 분대원들과 함께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뭔가 한 번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의무경찰로 1년 6개월간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근무가 없는 오전 시간대에 부대 인근 초등학교로 나가 등굣길 교통정리를 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초등학교 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등교를 한다고 서두르는 초등학생들과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녹색어머니회 회원 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도 각자 구역을 정해 횡단보도에서 보행신호 시 차량을 통제하면서 안전한 횡단을 도왔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학생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녹색어머니회, 교사, 학교 경비원 등 많은 분들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도 이내 횡단보도에서 근무를 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어린이들이 아파트에서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서도 고학년인 학생들은 보행자 신호가 바뀔 때 곧바로 건너기보다 좌우를 살펴 건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저학년 학생들은 보행자 신호가 바뀌면 도로 위의 차량의 주행 여부와 관계없이 뛰쳐나가는 모습들이 보여 아찔하기도 했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비록 짧은 시간과 기간이었지만 근무를 마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고학년 학생에 비해 저학년 학생은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고,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는 보행자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운전자들의 세심한 배려와 교통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의 관심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만드는 첫걸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

<박재우 울산지방경찰청 기동2중대 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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