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리]몽골 사막에 나무 심으러 가자!
[생명의 소리]몽골 사막에 나무 심으러 가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1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터가 고장이 나서 모내기 한 논이 말라 있다. 이대로 비가 계속 안 오면 올해 농사도 힘들겠다. 우박과 소나기가 함께 온다고 해도 반길 지경이다.” 우박이 내려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말라죽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 지금 태풍이라도 올라와 주면 좋겠다고 넋두리 한다.

비는 왜 이리도 내리지 않을까? 북쪽 찬 공기를 가진 고기압 세력이 너무 강해 습하고 따뜻한 저기압이 밀고 올라오지 못해 맑은 날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맑은 날임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나쁨’ 단계일 때가 많다. 황사, 즉 모래폭풍은 몽골사막에서 시작된다. 모래먼지는 석탄을 주 연료로 하는 중국 하늘에서 황산화물, 질소산화물과 함께 떠 있는 오염물질들을 끌고 바다를 건너온다. 우리나라 대기를 더 나쁨으로 만든다.

그나마 중국은 공장이나 발전소, 주택 등 석탄을 주 연료로 하는 시설에 대해 앞으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언론이 앞 다퉈 보도한다. 연료 규제를 강하게 하면 나아질 희망은 있다. 중국 안에서도 빵보다는 맑은 공기를 달라는 요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자들도 대기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계속 집권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문제는 몽골사막이다. 시베리아 얼음층이 온실가스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녹아내렸다. 물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호수들은 물이 말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호수 주변 나무들도 건조한 환경에서는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호수 물이 마르고 주변 수목이나 초지들도 타들어 갔다. 밤새 안녕이라고 했던가? 몽골사막 인근 지역에서는 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유목민들과 가축 수 천 마리가 밤새 동사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가축을 잃은 유목민들은 고향을 버리고 수도를 비롯한 대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다.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유목민들은 쓰레기를 주워 재활용품으로 파는 등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지 못한 채 도시빈민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몽골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될 정도다.

그러면 왜, 이런 피해를 입게 된 것인가? 석유화학, 석탄발전 등 산업화가 진행된 도시나 국가가 내뿜은 탄산가스가 몽골이나 미얀마 같은 후진국에 자연재해처럼 피해를 입힌다. 후진국들은 피해 복구를 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 똑같은 규모라도 건물 구조나 재해대비 태세가 허술해서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몽골 사막지대 확대는 절대 남의 일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당장 가뭄과 이상기후, 집중호우, 슈퍼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후진국의 피해는 지금껏 풍요로운 경제적 활동을 해 온 반대급부다. 탄소를 마구 뿜어대면서도 책임지지 않고 풍요롭게 살아온 대가를 지불하는 셈이다. 이제 공짜 탄소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배출한 탄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10위 안에 대한민국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울산은 중화학공업, 화력발전소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탄산가스 배출량은 전국 탑 순위다.

인천광역시나 대한항공 같은 지자체나 기업에서도 몽골지역에 나무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도 나서야 한다. 울산광역시민 1인당 10그루를 심는 일에 기업·시민들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몽골 사막지대는 나무를 심기만 하면 쑥쑥 자라는 곳이 아니다. ‘푸른 아시아’라는 단체는 주민소득과 녹지대 확대를 동시에 한다. 과수나무(비타민나무)를 심는다. 물을 주기 위해 우물도 파 줬다. 우물물을 푸기 위해 태양광발전소도 함께 설치하고 있다. 온실탄산가스를 많이 배출한 울산광역시도 몽골 사막 나무심기에 앞장서야 한다. 나무심기는 1회성 행사, 퍼주기 행사로 하면 안 된다.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산 나무보다 죽는 나무가 많아질 확률이 높다. 큰불이 났는데 양동이로 불을 끄는 모양이 될 수 있다. 몽골 사막에 울산시민들이 몽골 유목민들과 함께 심고 가꿀 수 있도록 행정지원과 시민참여를 통해 이뤄야 한다. 비님, 좀 오세요!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