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떡(대학생칼럼)]울산과학대 기술사관생도의 자긍심
[무지개떡(대학생칼럼)]울산과학대 기술사관생도의 자긍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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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화학 ‘기술사관육성사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내 일생 최고의 행운이었다. 이 행운이 처음 다가온 곳은 고등학교 입학설명회였다. 처음에는 5년간의 사업기간 동안 다양한 곳으로 여러 가지 연수를 다닐 수 있다는 설명에 관심이 갔다. 곧 이어 학교를 다니는 동안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성적이 우수하면 고교 졸업 후에 울산과학대학교에 입학까지 가능하다는 대목에선 군침이 돌았다. 그리고 대학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군복무 대신 병역특례업체에 취업까지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어린 마음에도 “그래, 바로 이곳이야. 반드시 들어가겠어”라고 결심하게 되었다.

중학교 때 성적을 바탕으로 면접을 착실히 준비한 결과, 드디어 기술사관육성사업 대상자로 합격하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사관학교 하면 육군사관학교나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익히 듣거나 봐 왔다. 그래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멋진 제복과 절도 있는 행동이다. 그리고 단순한 엘리트만이 아닌 책임감과 리더십을 갖춘, 무엇보다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투철한 사명의식이라 생각한다. 조국이 위태로울 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 수호하는 애국심이 그것이다. 그러면 기술사관학교는 무엇인가. 기술사관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론적인 학문 수양과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 바로 필요로 하는 기술 습득. 5년에 걸쳐 이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배우는 곳이 기술사관학교다.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보니 그 당시 많이 부족했던 일반화학 상식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님이 직접 가르쳐주어 지금의 일반화학 지식들이 착실히 쌓여진 것 같다. 고등학생이 대학교수에게 수업을 듣게 되니 내 꿈을 이루기 위한 밑그림을 튼튼하게 그리고, 거기에 하나하나 색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잘 짜여진 프로그램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업과로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생활은 더 힘들었다. 방학 때에도 제대로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였다. 오히려 지식나눔 멘토링이나 명상 연수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점점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그리고 면접을 대비한 실습은 취업을 앞두고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연수라서 매우 의미가 크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2학년이 되었다. 기술사관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한 병역특례업체 취업을 위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드디어 위험물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너무 기뻐 버스정류장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닌 기억이 새롭다.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인 기술사관 학생이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국가와 학교로부터 너무나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이것을 차근차근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 아니겠는가. 행복하게도 이미 병역특례로 중소기업에 취업이 확정되었다. 우선 취업한 중소기업에서 꼭 필요한 인재가 되어야겠다. 기술사관사업 자체가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글로벌 정밀화학 기술인재 양성이 아니던가. 사업 취지에 맞게 여태껏 배우고 익힌 기술을 중소기업에서 마음껏 접목하여, 이 회사가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 되는 데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정밀화학산업은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추격과 기술 선진국의 견제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만큼 전문적인 기술이 그 어느 곳보다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전문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밀화학산업이 전략산업으로 지정된 울산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울산지역 정밀화학산업 관련 기업은 약 95%가 중소기업으로 전문인력 부족률이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나는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과 은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 명품 기술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심기일전하여 노력할 각오다. 이런 다짐을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다.

이동호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업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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