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傾聽)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傾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1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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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은 대화의 기본이다. 하지만 요즘 세태는 경청의 미덕을 찾기가 좀체 힘들다. 각자가 짊어진 고단한 삶의 무게로 타인과의 소통마저도 일상이 아닌 ‘특별함’이 되어 버린 시대, 경청보단 일방적 자기주장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주민에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경청이다.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부분에 불편이 있는지 유심히 귀담아 들어야 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지레짐작만으로 제공한 일방적 행정서비스는 자칫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만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다.

귀담아듣기 힘든 시대, 닫혀 있는지도 모를 내 귀를 열고 싶은 마음에 제목 그대로 『경청』이란 책을 펼쳤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특이하게도 ‘이토벤’이다. 회사 내에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타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아 베토벤을 빗대 붙여진 별명이다. 이야기의 골격은 주인공 이토벤이 어떻게 경청의 지혜를 터득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바이올린 제작 회사에서 일하는 이토벤은 열심히 일은 하지만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정생활마저 원만하지 못해 아내와도 별거하던 중에 이토벤은 청각 장애가 오고 악성 종양까지 생기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뒤늦게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열고 들으려 한다.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만들어 주고 싶은 그는 문제투성이 직원들만 모여 있는 제작 3팀에 합류해 바이올린 제작 방법을 배우며 그 과정에서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소통을 모르던 그가 마음을 열고 팀원의 마음의 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오합지졸 문제투성이였던 팀이 하나가 되어 위기에 놓인 회사를 한층 성장시키게 된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배운 바이올린 제작 기술로 자신의 전부를 담은 바이올린을 만들어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선물하게 된다.

이 소설은 차분히 상대에게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를 알려준다. 나아가 경청이라는 작은 노력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상대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공자는 60세를 ‘이순(耳順)’이라 하였다. 그때가 되어서야 어떤 말이든 열려 있는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하여 붙인 말이다. 소설을 통해 스스로 대화의 상대에게 얼마나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며 경청하려 했는지 반성해 본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발전과 성장을 이루려면 ‘경청’은 필수 덕목이다. 성공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성공시킨 사람이고, 성공하는 조직은 다른 조직을 살리는 조직이라 했다. 이러한 성공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하며, 이는 모두를 살리는 공존의 길이라 생각된다.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 모두가 경청의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 상대에게 귀를 기울여 마음의 소리로 소통한다면 상대가 누구든지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사랑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청과 소통은 2019년 문화관광 도시 중구 방문의 해를 앞두고 우리 중구가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전 직원 미소인사 운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를 적극 실천함으로써 중구가 매력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나날이 성장해 나갈 것이라 기대해 본다.

<김규협 울산 중구청 세무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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