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해칼럼]젊은 창업자들이 몰려오는 울산
[권영해칼럼]젊은 창업자들이 몰려오는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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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U-STAR에 참여할 최종 창업자 10팀을 확정하고 3일간의 워크숍을 마무리한 것은 지난 3월 하순이었다. 제1기 U-STAR 공모에는 총 227개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가 응모한 가운데 1차 서류심사로 32개 팀을 선정했고, 다시 이틀간의 치열한 사업계획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그 사업의 가능성을 평가한 끝에 최종적으로 10팀을 선정했다.

참여자들이 선발 시 받을 혜택이 크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 것은 분명했지만, 창업 환경이 열악한 울산지역으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참여했고, 또 참여한 창업기업의 사업계획과 기술들이 신선하여 울산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아 무척 반가웠다.

지난해 3월 이곳 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후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부족하여 창업 저변의 확대에 고심해 온 게 사실이다. 실제적으로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이 없다면, 어떤 창업지원제도도,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창업 전주기를 지원해 준다는 원스톱 지원체제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울산지역의 창업 저변이 열악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인구, 그리고 창업을 주도하는 계층인 교수와 젊은 대학생을 보유한 대학의 수가 17개 지자체 중 최하위인 3개교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전통적인 공업지역으로 비교적 취업 기회가 많아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호하는 지역문화와 지역의 전통적인 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이 수직계열화 되어 오랫동안 고착화됨으로써 새로운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산업상의 여건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쉽사리 창업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그 결과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창업 지원을 위한 자금, 법률, 인력, 마케팅 등 원스톱서비스센터를 열어두었지만, 창업에 나서는 이가 부족해 그 역할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었던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그래서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인턴학기’를 개설했고,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 발표장인 ‘창문을 열어라’를 실시했으며, 일반인들의 창업 의욕을 고취할 목적으로 창업 토크쇼 ‘고래 고래’를 여러 차례 열기도 했다.

그렇지만 창업을 무척 어렵게 생각하는 문화를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에 준비해서 올해부터 기획한 것이 ‘U-STAR’였다. ‘U-STAR’는 ‘울산의 스타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한다는 희망을 담아 만든 프로그램이다. 일단 ‘U-STAR’로 선발되면 창업지원금 2천만 원을 지급받고, 6개월간 사무실을 제공받으며, 투자전문 컨설팅회사인 ‘선보엔젤파트너사’의 전문적인 지도와 투자를 받는다. 이때 우수한 기술을 인정받을 경우 중소기업청의 기술스타트업 지원제도인 ‘TIPS’ 프로그램에 따라 총 1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U-STAR’이다.

이번에 선발된 업체들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과 ICT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많다는 것과, 특히 UNIST를 비롯한 대학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교수 창업자도 많다는 것이 많은 기대를 걸게 한다. 더욱이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기업들 중에도 상당한 수준의 유망 창업기업들을 울산센터의 가족기업으로 보육할 계획이어서 울산지역 창업기업 부족의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본격적인 창업 생태계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지만, 우리 울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우리나라 인구의 2%를 가진 울산이 2011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를 넘는 1천14억불을 수출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팔도의 청년들이 울산으로 울산으로 모여들어 ‘산업수도 울산’을 만들고,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제 전통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새로운 산업의 싹을 길러 다시 전국의 젊은 창업자들이 울산으로 몰려들어 ‘창업 수도’울산을 만들어 나가는 꿈을 그려본다. 이를 위해 울산에만 오면 젊은 창업자들이 마음 놓고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투자도 받으면서, 시장을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울산을 기반으로 지난 반세기 성장해 온 울산의 개인이나 중견기업이 미래의 새로운 산업의 일으키는 데 기꺼이 참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국가기관의 지원에 수동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타트업을 능동적으로 지원해서 신수종산업을 키우는 데 힘쓰고, 그 과실을 스타트업과 기업이 함께 나누는 선순환 구조가 울산에서부터 시작되기를 아울러 기대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U-STAR에 적극 참여해 컨설팅을 해 주고, 투자까지 예정하고 있는 선보엔젤파트너사는 그 좋은 선례가 되리라 확신한다. 울산지역에서 제조업으로 출발하여 울산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회사를 설립한 선보엔젤파트너사와 같은 지역 기업인이 더 많이 나타나, 기업들이 각자의 취향이나 능력에 따라 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나서기를 기대하는 맘 간절하다.

젊은 창업자들이 울산으로 몰려오는 광경을 꿈꾸며, 울산의 미래 산업은 울산 사람의 손으로 길러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권영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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