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 써도 모자를판에…
학생들에 써도 모자를판에…
  • 하주화 기자
  • 승인 2008.11.0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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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예산 도서관 4곳 운영비로 줄줄이
울산지역 공공도서관 중 절반에 달하는 4곳을 울산시교육청이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설립주체인 지자체의 인색한 지원으로 인해 시민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운영에 초·중·고교관련 교육재정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공공도서관 9곳 중 교육청이 직접 세운 울주도서관을 포함해 울산시에서 설립한 남부·중부·동부도서관까지 총 4곳이 교육청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도서관의 연간 운영예산은 지난해 기준 인건비 36억3천600여만원, 기타 운영비 21억2천100여만원 등 총 57억4천700여만원에 달하지만 자치단체의 운영비 부담금액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가 도서관별로 지원하는 비법정 전입금은 중구 8천400만원, 남구 14억6천만원, 동구 5억6천만원, 울주 7억3천만원 등 총 35억9천만원으로 전체 소요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고작 7% 수준에 그쳤다. 자치단체는 도서관법에 따라 공립 공공도서관의 운영비와 교육감이 설립·운영하는 공립 공공도서관의 운영비 일부를 지원해야하지만 빠듯한 재정 사정을 이유로 지원에 인색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결국 시교육청이 연 평균 93% 가량의 경비를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면서, 열악한 일선학교 교육여건 개선 및 운영에 투입돼야 할 예산의 상당부분이 시민 대상 공공시설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실제 시교육청의 도서관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공공 도서관 이용자의 60% 이상을 시민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육청이 공공도서관의 막대한 운영 예산을 충당하게 된 것은 울산시가 설립한 도서관 운영권도 위임받았기 때문. 이에따라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은 북구(기적의 도서관, 농소1·3동 도서관, 중앙도서관) 및 울주군(울주군도서관)에서 설립하고 운영까지 하고 있는 나머지 4곳의 구·군립 공공도서관과는 달리 운영예산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를 지속하게 된 것.

시교육청은 이처럼 이원화된 운영체제를 극복하고 시운영비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체도서관을 통합관리하는 ‘대표 도서관’ 지정사업을 추진, 지난 4월 관련조례안이 입법 예고되기도 했으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이 없는 울산에는 마땅히 지정할 만한 대상도 없다는 이유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의 원활한 운영과 교육예산의 합리적인 투입을 위해 설립주체인 자치단체와의 비법정 전입금 상향조정을 적극적으로 논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하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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