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관광도시 울산’을 겨냥한 조언
‘산업관광도시 울산’을 겨냥한 조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0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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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GDP 규모는 1960년에 39억 달러 수준이던 것이 2016년에는 1조 4천110억 달러 규모로 50여년 사이 361배나 증가했다. 1988년의 서울올림픽 개최는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와 ‘한강의 기적’(=the Miracle on the Han River)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한국 경제의 발전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많은 석학들과 개발도상국들에게 성장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은 반세기의 놀라운 역사·문화적 발자취를 잊고 있고, 근대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세대와 현대를 살고 있는 세대 간의 격차만 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상황이다.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 만들어가야 할 ‘울산’과 ‘울산시민의식’을 어떻게 기록하고 남겨줘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선,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문화의 원형도시’라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1960년대에 공업도시에서 출발한 울산이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낸, 경제 성장을 앞장서서 이끌어온 산업문화 도시임을 국내·외에 전달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 경제와 울산 경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울산의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자긍심을 갖고 있었는지, 울산 시민과 지역 자원이 어떠한 고통과 희생을 통해 지금의 한국 경제를 위해 기여하고 희생해 왔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도시문화적 차원의 다양한 발자취와 목소리를 원형으로 보전하고 새로운 산업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울산의 정책담당자, 시민, 기업가, 노동자는 고유성과 본래성을 넘어 산업문화의 독창성(originality)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 혁신 도시로서 다양한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울산은 ‘지속가능한 산업문화 도시’라는 국제적 아젠다(agenda)를 공유하기 위한 국제적 포럼을 주도해야 한다. 19~20세기 근대산업의 크나큰 터널을 지나온 산업도시들의 위기는 그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J. M. Diamond)가 <문명의 붕괴(2005)>에서 제시한 ‘지속가능한 접근’의 중요성은 환경뿐만 아니라 울산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접근의 시작이다. 울산의 ‘지속가능한 산업문화 도시의 아젠다’는 지금의 산업도시가 안고 있는 국제적 문제이자 해결해야 할 인류의 과제이다. 도시의 발전과 성장이 아니라 마을 소멸과 도시 붕괴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 가기 위한 생존의 시작이다.

세 번째, 울산은 ‘미래 최첨단 산업도시’를 향한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과 기업 유치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과거의 역사적 발자취를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도전하는 기업가와 그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도시로서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의 디트로이트, 스웨덴의 말뫼, 스페인의 빌바오와 같은 과거 산업도시의 붕괴는 산업경기의 침체 때문이 아니라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데 실패한 결과이다. 21세기의 지속가능한 산업문화 도시는 기업과 사람의 다양성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기업과 사람의 다양성은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원동력임을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울산시와 기업은 대한민국 산업문화 도시, 울산 시민의 자긍심을 고양하는 시민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울산 시민이 산업문화 도시의 주체가 되어야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울산을 찾게 될 것이고, 울산이 한국의 산업유산을 볼 수 있는 국제적 산업관광 도시로서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이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효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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