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구칼럼]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대응전략
[이동구칼럼]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대응전략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02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가장 핫한 뉴스 중 하나는 건설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운명일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결정을 공론화를 통해 일반 시민배심원단에게 맡긴다는 발표 이후 현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피땀 흘려 이룩한 값진 원자력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세계를 향하여 웅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제야 원전 수출의 새 역사까지 창조하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묘수가 필요한 때다. 경제성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완전 전환하기 전까지는 원전은 징검다리 에너지로서 그 역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사회에서는 전 영역에 걸쳐 에너지의 중요성이 막강하다. 지난 달 27일, ‘제4차 산업혁명을 맞는 열 네트워크 기반 중심 에너지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제9회 화학네트워크포럼이 열렸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모든 사물에 장착된 센서 네트워크를 통한 사물인터넷과 초연결로부터 모아진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이 제어하는 개별맞춤형 다품종 대량생산을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분야에는 열 네트워크 기반 중심의 에너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떻게 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ICT 기술과 융합한 최적의 기술을 개발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유화학산업은 특성상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이다. 또한 공정 중에 폐열과 중·저온의 열이 다량으로 배출되므로 폐열을 활용하여 열을 택배처럼 수요처에 적시에 공급하는 열 네트워크 구축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열택배기술을 활용한 에너지제로 하우스나 미래 정밀농업인 스마트팜 및 실버테크노빌리지 조성과 같은 스마트시티와 연계하는 산업이 바로 4차 에너지 산업혁명이 될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열택배기술,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등 구체적인 3가지 열관리 시스템이 제안되었다. 울산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먼저 열택배 기술이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 하나인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하여 진행되고 있는 열택배 실증 과제는 다양한 폐열 활용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다. 스마트팩토리 요소기술의 하나인 사물인터넷과의 연동을 위해선 라즈베리(Raspberry) 파이라는 네트워크 기반의 제어기를 열택배를 위한 실시간 에너지관리 시스템과 연계하여 실증함으로써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 정보를 양방향으로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 구축의 기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팜은 ICT를 기반으로 식물을 통제된 일정한 시설 내에서 인공광,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및 배양액 등 생장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하여 기후조건(계절), 자연재해, 장소에 관계없이 고품질의 농산품을 자동적으로 연속생산하는 농업방식을 뜻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의한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하여 안전한 먹거리의 필요성이 증가됨에 따라 미래농업의 대안으로 식물공장에 의한 재배시스템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개발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 건립된 빌딩은 국가 에너지 소비량의 23%,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에너지4.0 시대 및 정부의 정책흐름에 맞춘 에너지 신산업 창출을 위해 빌딩의 제로에너지화는 물론 제로에너지 타운과 커뮤니티로 변화하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특히 울산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 도시는 에너지 생산-저장, 이산화탄소 배출 등의 환경요인 및 4대 그리드(전기, 열, 가스, 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친환경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보급 및 확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화학산업이 처해있는 글로벌 환경변화는 국제유가의 향방, 셰일혁명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차이나 리스크 등이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패러다임은 신기후체제의 출범과 기후변화 대응, 지역경제 통합과 경쟁조건의 변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대두 등을 꼽을 수 있다. 1차에서 3차 산업혁명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산업혁명은 곧 소재혁명이며 에너지혁명임을 알 수 있다. 석화단지나 발전소의 풍부한 잉여에너지 활용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산업혁명은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며, 지금 울산은 열택배기술을 활용한 열관리 시스템 구축이나 스마트팜 및 스마트시티 구현 등 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RUPI 사업단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