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편지]울산의 사회적경제, 어디쯤 와 있나?
[마을기업 편지]울산의 사회적경제, 어디쯤 와 있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29 2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회 울산 사회적경제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소들을 어찌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문제점들을 살피고 드러낸다. 되짚어보고 떼어보고 붙여보고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과정에서 콕 박혀오는 문제점도 있을 것이고, 모르는 척 다시 묻어두고 에둘러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이 있을 것인가. 필자 또한 예외는 아닐 터이다. 문제점을 찾아내고 당당하게 수면위로 올려 원인을 찾는 일이 종국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목적을 지닌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치열해야 한다.

그 치열함이 있어야 한 발자국 더 진일보하여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 어울려 성장하는 세상, 어제가 아닌 내일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 안정감을 갖는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되는 점과 문제될 것으로 스스로 판단한 것까지 주렁주렁 꿰어 차고 말잔치대회라도 열듯 수면위에 올려놓고서도 정작 해결을 위한 고민이나 보완을 위한 제언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던가. 우리는 흔히 이러한 사람을 부정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 매사 안 되는 것과 안 될 것만 찾는 사람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는 즐겁지 않다. 지혜롭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감이나 준비도 전혀 없다.

제1회 울산사회적경제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필자는 울산의 사회적경제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치열함으로 어디쯤 서 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러한 물음의 대상은 사회적경제기업 당사자 조직인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관련 사업공동체일 수도 있고, 행정이나 정치계 일 수도 있고, 필자와 같은 중간지원 조직이 일원일 수도 있겠다.

사회적경제기업을 확산시켜 우리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겠다던 때깔 좋은 구호들은 페이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울산마을기업지원단을 맡은 지 7년차에 접어든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반성하는 뜻에서 되묻는다.

또 매 순간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믿어 온 일들이 나 자신마저 믿음이라는 틀에 가둠으로써 열린 문이 아닌, 벽을 만들어 온 것은 아닌지도 되묻는다. 아울러 닫힌 문을 벽으로 삼아 사회적 가치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하여 외연을 각계각층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소홀히 해 온 것은 아닌지, 우리가 딛고 있는 사회적경제가 어디쯤 와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울산의 사회적경제기업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숫자적으로 볼 때 눈에 띄게 적다. 각 지역마다 사회적 환경과 특성이 다르고 육성하는 관심 사업들도 다르기 때문에 단지 집계된 결과적 숫자에 따라 잘잘못을 묻거나 책임소재를 언급할 일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서 있는 지금 이 시점에 원인을 되짚어보고 국가 정책과 지역이 추구하는 방향, 시민들의 욕구를 면밀히 검토하고 전체적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해야 할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은 듯하다. 기대감으로 충만한 내일은 각계각층의 긍정적 치열함과 협동된 힘으로 우리 스스로 열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모든 연령층에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가득한 사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부분적 일자리는 생겨나지만 전반적 일자리는 줄어드는 사회, 고령사회에 오늘 당장 대비해야 하는 사회, 청년들의 미래를 오늘 해결해야 하는 사회, 사회 양극화를 좁혀가야 성장이 가능한 사회…. 일부 정책이나 행정으로는 균형을 이루어 가기 힘든, 모두가 나와 가족의 일로서 적극적인 고민과 실천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사회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이 그동안 지역사회에 보여준 모습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자이든 아니든 그 평가의 다양성조차도 사회의 다양성으로 수용해야 한다. 울산의 (예비)사회적기업 95개사, 마을기업 35개사, 협동조합 200개사 등 330여개 단체의 긍정적 치열함과 부단한 지역사회의 가치 추구로 신뢰를 회복하고 응원군을 만들어야 하겠다.

울산사회적경제 주간 운영 기간(6.26~7.7) 중 3일간(6.30~7.2, 금·토·일)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리는 ‘제1회 울산사회적경제박람회’를 앞두고 마을기업 부스 운영을 준비하면서 시민들과 우리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어떻게 만나 교감하게 될지 상상해 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 든다.

<박가령 울산경제진흥원 마을기업지원단장>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