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산책] 4차 산업혁명 활용으로 치유농업시대 열자 (上)
[농심 산책] 4차 산업혁명 활용으로 치유농업시대 열자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2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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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니티(Amenity)란? 인간이 환경과 교감하면서 느끼는 쾌적함, 편안함, 유쾌함, 안락함, 즐거움, 아름다움, 청결함, 건강함처럼 긍정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의 속성이나 심미적 상태를 말한다. 더운 여름 시내에서 정자 바닷가로 넘어가면 바다를 보는 순간 “와! 바다 다!”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힘들게 등산을 하고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一望無際)로 펼쳐지는 경관에 힘들었던 순간은 잊고 오길 참 잘했다 하고 생각은 긍정 모드로 바뀐다.

‘농촌 어메니티’는 농촌지역의 아름다운 경관, 역사·문화유산, 정취 등이 어우러져 쾌적함, 유쾌함, 긍정적인 감정 등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의 속성이나 감성적 인식(농촌다움, 경관미, 정주편리성 등)을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늘 바쁜 톱니바퀴 같은 삶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들어 간다. 이를 완충시켜 줄 수 있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 방법에 ‘원예치료’가 있다. 미국 원예치료협회는 원예치료에 대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적인 상태의 향상을 위해 식물과 정원 가꾸기 활동을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또 원예치료는 연령과 배경, 능력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효과적이고 유익한 치료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원예치료는 아울러 구체적이고 문서화된 처치 목적을 가지며 훈련된 치료사에 의해 촉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체적, 심리적 발달 면에서 장애를 가진 어른이나 어린이들, 질병이나 상처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있으면서 생활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 폭력 피해자나 가해자, 범죄자, 그리고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도 원예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지적 면에서 원예치료는 대상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잃어버린 기술을 회복하게 도와준다. 기억력 향상, 과제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미세한 것에 대한 주의력 등이 원예치료의 이점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삶의 질, 자아존중감, 행복감, 만족감 등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불안, 우울함 등이 감소하는 심리적 효과도 있다고 한다.

원예치료의 대상자들은 사회적으로도 성장하게 된다. 식물을 돌보는 사람은 책임감을 배우고 희망적인 느낌과 양육한다는 느낌을 경험하게 되며 사회적 통합, 상호작용 및 집단응집력도 높인다. 원예치료는 근육 회복과 협응력(協應力,coordination) 향상, 균형과 힘을 회복하게 하는 신체적 재활 훈련에도 사용되며 면역력 향상, 심박 감소 등의 효과도 있다. 직업훈련을 위한 원예치료에서는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일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지시에 따르는 것을 배우게 된다.

원예치료는 대상자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활동을 북돋우고 기억을 향상시킨다. 또한 감각 자극과 운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시키며, 분노를 누그러뜨리며 양육 행동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원예치료는 음식이나 기타 식물에 관련된 상품이 어떻게 길러지고 판매되는지를 가르침으로써 원예산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불리하거나 무력한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원예치료는 다른 어떤 치료와도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Life)이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반응을 유발하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식물은 잘 돌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직접적으로 반응하는데, 이러한 피드백은 올바른 행동을 촉진하고 자기 가치감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식물은 실패에 대한 용서도 한다. 식물은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체로서 식물의 반응은 정신적 질환을 가진 사람이 망상과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현실 인식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식물은 돌보는 사람에게 부담 없고 비위협적인 응답을 준다. 그리고 생명의 놀라운 미스터리는 원예를 치료의 매개체로 사용한 사람의 마음에 있다. 만약 우리가 생명을 존중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다른 생명체인 식물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을 배운다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큰 보답이 돌아올 것이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도과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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