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동구 관내 옛 화장장 터가 아닌 새로운 입지를 고르겠다는 것은 사실상 동구 밖을 벗어나겠다는 뜻”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 같다. 옛 화장장 터 일대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월봉사’가 종교적 분위기를 이유로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오래 전부터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시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라고 촌평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사실 교육연수원을 동구 권역에 존치시키려 했던 것은 몇 차례의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교육감 후보자와 동구청장 후보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다보니 “교육연수원 자리를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해 달라”는 땅 기부자의 순수한 의견은 조금도 존중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 땅속에 묻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찌됐든 오래되고 낡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이 ‘이전’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은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교육연수원의 동구 밖 이전’은 수년 전부터 거론돼 온 게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정치적 명분 때문에 시간만 끌며 미적거리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감 권한대행체제’가 말해주듯 정치적 부담이 대부분 해소되고 없는 상태다. 교육감의 공약 이행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지금이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결정의 적기”라는 얘기도 된다.
앞으로 남은 것은 시교육청의 설문조사 방식 결정과 교육가족들의 선택일 것이다. 시교육청은 교육연수원의 ‘동구 밖 이전 여부’는 물론이고 복수의 새로운 이전적지에 대한 설명을 잘 곁들여 ‘울산교육연수’의 참신한 둥지를 서둘러 장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