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의 실험…‘병문안문화 개선’
울산대병원의 실험…‘병문안문화 개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2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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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이면서도 고질적인 우리네 ‘병문안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 이 흥미로운 물음에 대한 모범답안을 찾기 위해 울산대병원(UUH)이 7월 1일부터 새로운 실험의 도전장을 던진다.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는 ‘병문안문화 개선 운동’에 흔쾌히 동참키로 한 것이다. 구호는 ‘환자중심 병문안문화의 정착’이지만 내용은 ‘병동 출입통제’다.

앞서 병원 측은 지난 주말부터 6월말까지 2주간, 예행연습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들이 나타났다. 병동 입구에 슬라이딩도어(sliding door)가 설치됐고, ‘보호자 출입증’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 울산-부산 지역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면회시간은 평일은 1회(오후 6~8시), 주말·공휴일은 2회(오전 10시~12시 및 오후 6~8시)로 제한된다. 2인 이상의 단체방문객 면회와 ‘면회시간 외 면회’는 면회실을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울산대병원의 모든 병동에는 슬라이딩도어와 함께 엘리베이터 통제장치도 설치됐다. 병동을 통과하려면 △환자 팔찌의 바코드 △보호자 출입증의 바코드 △병원직원 사원증과 △인가 받은 출입카드를 통제문 옆의 리더기에 인식시켜야 한다. 방문객은 병원 신관과 본관의 안내데스크에서 ‘병문안 신청서’를 작성해야 당일에만 유효한 출입증을 받을 수 있다. 병문안을 마치면 사용한 출입증은 안내데스크로 반납해야 한다. 병동 출입통제가 이처럼 까다로운데도 시범운영 결과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울산대병원의 간호사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 병동 간호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와 보호자, 내원객들이 이해를 하며 익숙해지고 있다. 변화 초기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잘 보완해 환자 중심의 병문안 문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종준 적정진료관리실장은 “중환자실 등 일부는 현행 면회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바뀐 제도가 정착되면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고 쾌적한 병실 유지로 환자의 안전과 빠른 쾌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험운영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자평으로 들린다.

병문안문화의 개선은 제사문화나 장례문화의 개선 못지않게 지난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다. 2년 전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사태’가 재발하지 말란 법은 없다. ‘강제적’이란 느낌이 들더라도, 취지와 명분이 옳다면, 강력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울산대병원의 새로운 실험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성공사례는 울산 전역의 병·의원, 나아가 전국의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번질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 내원객들도 이 매력 있는 실험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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