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10곳 중 마지막으로 이전할 에너지관리공단의 신사옥이 얼마 전 2019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2011년 9월 노동부상담센터를 시작으로 한국석유공사, 근로복지공단, 동서발전연구원 등 우정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의 이전 공사가 시작된 지 6년 만에 이전이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뿐만 아니라 민간부분 건축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정혁신도시 안에는 공동주택 13곳이 준공되어 6천159세대가 이미 입주해 있다. 2016년 12월 기준 ‘우정혁신도시 내 민간건축물 준공 현황’에 따르면 준공은 30%이상 진척되었다. 이만한 속도라면 우정혁신도시는 2020년쯤 울산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것은 양적 성장만이 아니다. 우정혁신도시의 건축물들은 경관이 아름답고 디자인이 우수해 ‘문화도시 중구’의 위상을 높이고도 남음이 있다. 2014년엔 동서발전연구원이 ‘그린건축물상’을, 2015년엔 ‘중구 문화의 전당’이 ‘공공건축물 우수상’을, 2016년엔 ‘H-house’가 울산건축가상을 받았다. 굵직한 공공기관 건물부터 개성적인 소규모 주택까지 독창성·전문성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 잇따라 들어서는 덕분이다.
그러나 집 하나를 지으려면 많은 법과 규제를 따라야 하고, 건축위원회나 경관위원회 같은 여러 위원회의 심의도 거쳐야 한다. 내 땅에 내 돈으로 내 집 짓는데 무슨 절차가 이렇게 까다로우냐고 불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과 규제들은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건축을 어렵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과 기능을 확보하고 주변 환경과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좋은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주요한 수단으로 개성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고, 이러한 건축물이 모여 쾌적하고 살맛나는 도시환경을 이루어낸다. 개인의 건축물들이, 더 이상 사유물이 아니라, 도시경관 조성에 매우 중요한 공공재적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는 것이다.
건축주들은 이제 ‘내 집’ 하나만 예외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내 집 하나가 도시 전체의 경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건축을 계획할 때도 경관과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중구는 경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부터 건축·도시·조경·교통·환경·디자인·옥외광고 등 경관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해 중구 관내 건축물과 우정혁신도시 내 건축물을 총괄하여 경관과 디자인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관련 위원회를 128회나 개최했고, 자문 건수만 해도 1천9건에 달한다.
특히 건축물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도시와 가로의 경관을 고려한 부분부터 옥외광고물, 태양광 설비, 실외기 배치 등 세부적인 것까지 꼼꼼히 살피면서 자문해주고 있다. 그동안의 부단한 노력은 경관이 우수한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어 울산의 원도심 중구를 아름답고 세련되게 가꾸어 정체된 도시를 새롭게 재도약하는 도시로 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우정혁신도시에 새 건물을 지어 요즘 정원 가꾸기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중구청에서 동네를 아름다운 건물의 숲으로 가꾸어 주셔서 참 고맙다”면서 “앞으로도 경관위원회를 잘 운영해 도시경관을 멋지고 돋보이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울산 중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경관이 아름다운 문화도시의 밑그림을 훌륭하게 그려 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우정혁신도시 경관 조성 사업과 중구 원도심 재생 사업의 성공은 머지않아 울산의 중심축을 중구로 옮겨놓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도시 재편의 중심에 중구 경관위원회가 자리를 잡고 큰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경관위원회는 앞으로도 전문성, 객관성, 창의적 시각에 미적 감각까지 갖춘 위원회로서 유감없이 활약을 펼쳐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이이규 울산 중구 디자인건축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