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에 거는 기대
현대차 ‘코나’에 거는 기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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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앞글은 미당 서정주 선생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의 앞부분으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잘 아는 유명한 작품이다. 뒤 글은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의 전문(全文)으로 두 글 모두 쉬운 글이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담은 공통점이 있다.

사실 이 세상 모든 것은 자기 혼자 시작해 완성하는 것은 없다. 가령 들판의 잡초 한 포기도 땅과 태양과 바람과 비가 함께 키우고, 이 중 하나만 빠져도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역시 자연은 물론 숱한 사람들의 정성이 배어있다. 그래서 한 모금의 물을 마실 때도 우물을 판 사람에게 고마워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고 하여 남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마치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를 보면서 수면 아래서 분주하게 물 갈퀴질을 하고 있는 고충을 모르는 것과 같다.

지난 13일 현대차의 소형SUV 야심작 ‘코나(KONA)’가 세상에 정식으로 ‘선’(런칭)을 보였다. ‘선’이란 두 남녀와 양가 부모가 만나 상대방과 혼사를 맺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로 미혼 남녀는 물론 두 집안의 미래가 걸린 자리이다. 그래서 선을 볼 때는 양가 모두 최대한 예의를 차리는 등 조심 또 조심을 하게 된다. 첫 인상을 구기면 혼사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이다. 신차(新車)도 마찬가지다. ‘코나’는 현대차가 ‘세상에 없던 차’라는 수식어를 달았을 정도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기대해도 좋습니다’는 무언의 약속을 했던 전략 차종이라고 한다.

‘코나’ 글로벌 런칭 행사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소개하고,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은 임직원들까지 코나 양산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 차종의 성공이 현대차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세간에 공개된 모습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고, 이를 증명하듯 사전계약 하루만에 2천대가 계약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늦게 출발한 만큼 유려한 디자인과 퍼포먼스 등 경쟁력을 갖춰 기존 소형SUV 시장 재편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반응임. 이제 6월 중 출시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 날짜에 선보이는 일만 남았다.

소형SUV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신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소형SUV 시장의 차세대 왕좌를 노리는 ‘코나’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코나의 성공 여부가 현대차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울산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고용시장과 자동차 연관산업, 지역경제의 지속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지역사회도 현대차의 이번 신차에 거는 기대치가 큰 것이다.

국화 한 송이가 피고, 대추 한 알이 제대로 영글기 위해서도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는데, 신차를 출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열정과 노력이 들겠는가. 그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무용지물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향후 ‘코나’가 차질 없이 생산되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는 소식을 들려오길 기대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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