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 흔들리는 지금이 기회다
울산교육, 흔들리는 지금이 기회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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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울산교육과 관련한 기사가 인터넷이나 신문지면에, 또 전국뉴스에 자주 등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좋은 이야기로 세상 사람들에게 회자된다면 더없이 기쁘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고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울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덧씌우게 되는 그런 뉴스들이어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어쩌면 울산 출신으로 다른 지역에 나가 있는 이들에게는 고개를 들기가 부끄러운 민망한 소식들이어서 몸 둘 바를 모를지도 모른다.

각종 미디어에 울산시교육감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소식이 한참동안 노출되다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이제는 어느 고등학교의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소식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올라가는 일까지 생겨 교육청과 경찰이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오고 있다. 최근 이 학교에서 벌어진 사태는 우리 지역에서 ‘대학입시 명문학교’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 ‘교육’을 빙자하여 저지른, 시대의 흐름에 어긋난 각종 규제며 체벌 등으로 상처받은 학생들의 억눌린 울부짖음이 분출한 것인지도 모른다. 재단이사장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교육청에서 진상을 조사해서 해당 교사들에 대한 징계로만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면 또 다른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 이 학교의 사태는 그동안 ‘학력 향상’만을 외치며 소통과 절차를 중요시하기보다 가시적 결과만을 중시해 오던 울산교육계의 여러 병폐들이 교육감의 구속으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임기를 시작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직 추진된 정책의 결과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많은 이들의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전임 대통령과 비교되는, 낮은 곳으로 향하는 ‘눈높이 소통’과 ‘과정’을 중요시하는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지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과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함께 지키고 가꾸어 갈 주인공이 바로 ‘국민들’이며 우리는 서로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걸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현재 직무가 정지된 울산시교육감 시절의 울산교육행정은 ‘윗물 따로, 아랫물 따로’인 불통의 시간적 연장선상에 있었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벌써 오래 전부터 자신은 각종 비리와 부정으로 이권을 챙기면서도 교육청 직원들과 학교장들을 불러놓고는 천연덕스럽게 ‘청렴’을 외치는가 하면, 해마다 일선 교사들에게 교육감의 이름으로 ‘청렴 서한문’을 발송하며 엄포를 놓지 않았던가? 또한 ‘학력 향상’만을 외칠 뿐 지역사회의 ‘무상급식’ 주장이나 학교 현장의 여러 다양한 목소리에는 애써 귀를 닫지 않았던가? 지역 교사들 사이에서도 ‘혁신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논의되었고, 심지어 뜻 맞는 이들끼리 함께 모여 혁신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다짐까지도 나왔지만, 이러한 소리가 교육청의 현관문을 넘어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새로은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전임 경기교육감을 역임했던 이가 지명되었다고 한다. 내년 교육감 선거일까지 어차피 부교육감의 교육감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어야 할 울산교육청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교육부장관이 된다면 교육부의 정책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제상 교육부장관 아래에 있는 부교육감 체제의 울산교육청이 그동안의 병폐를 말끔히 털어내고 새로운 민선교육감 시대를 위해 주춧돌 놓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지금 흔들리는 이 순간이 울산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울산교육청의 변화와 혁신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싶다.

김용진 명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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