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 감량’…RFID종량기 보급 서둘러야
‘음식쓰레기 감량’…RFID종량기 보급 서둘러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08 2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야흐로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쓰레기 감량은 절실하다. 누군가는 버리고, 누군가는 치워야하는 악순환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다 영원히 회생불능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음식물쓰레기도 마찬가지다. 2009년 런던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부터 음식물쓰레기 해양투기를 법으로 금지했고, 그에 따라 처리시설을 통한 처리에 막대한 비용을 소요하고 있다.

우리 울산도 처리시설의 한계 등으로 여름철과 김장철 등에는 처리용량이 초과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음식물쓰레기 감량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명이 아닐 수 없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사업’은 무선주파수인식장치를 통해 현재 공동계량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던 방식에서 세대별 개별계량을 통해 버린 만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개별세대가 많이 버리든 적게 버리든 상관없이 처리 수수료를 똑같이 공동배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 세대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 되겠다는 인식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배출량 통계자료에서도 공동주택은 납부필증을 붙여서 배출하는 단독주택에 비해 세대별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RFID 종량기는 개별계량이라는 아이디어를 장비에 도입함으로써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고, 그 바탕 위에 자연스럽게 쓰레기가 감량되도록 유도하는 장비라고 할 수 있다. 선도적으로 보급된 타 시도의 데이터를 빌리자면 음식물쓰레기 감량 효과가 30% 이상이 된다고 한다.

울산의 경우, 2016년 4개 구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좀 더 규모를 확대하여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시 중기계획에 따라 2021년까지 거의 모든 공동주택에 RFID 종량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타 시도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사업이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추진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RFID 종량기는 비교적 단순한 장비다. 사용할 때 카드를 이용해 개폐하고 개별계량 부과 이외에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들이 현재 방식의 고수와 불편함 등을 내세워 설치를 반대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이다. 아파트 출입문에 카드를 대고 출입하는 것과 똑같이 처음에는 번거로워 보일 수 있으나, 익숙해지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다.

또한,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에는 스스로 감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배출량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버릴 수 있는 지금 시스템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영원히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RFID 종량기에 아주 조금의 수고만 더해진다면 음식물쓰레기는 현재보다 30% 이상 감량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수료 비용도 동시에 절약될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도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장비의 설치를 단순히 현재 방식의 변화가 귀찮아서 보류하고 미룬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처음 접하는 장비라는 것을 생각할 때,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주민들도 있을 것이다. 주민들에게 RFID 종량기의 취지를 설명하고, 음식물쓰레기 감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행정적인 홍보와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수의 자치단체에서 조례 제?개정을 통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RFID 종량기 설치를 규정하고, 새로 건축되는 아파트들에서는 RFID 종량기를 설치하도록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

울산의 자치단체에서도 머지않아 조례 제·개정을 통해 이 장비가 근거를 가지고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에는 일정부분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미래에도 살기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싶어 한다. 한시라도 빨리 RFID 종량기가 보급된 공동주택이 늘어나서, 음식물쓰레기의 감량 효과가 커지고, 나아가 살기 좋은 환경 보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조갑용 울산 중구청 환경미화과장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