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나라사랑의 마음으로
호국보훈의 달, 나라사랑의 마음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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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조부는 6·25 참전용사였다. 내가 어릴 적,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당신을 뵐 때면, 참전했던 곳의 전투 얘기를 종종 말씀하곤 하셨다. 조부께서는 6·25 당시, 압록강 상류인 초산지역을 가장 먼저 점령한 청성부대 용사라고 늘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조부는 10년 전 작고하셨고, 현재는 영천호국원에서 영면하고 계신다. 매년 6월이 되면, 필자는 조부가 잠들어 계시는 영천호국원을 찾아 참배하곤 한다. 이러한 조부의 영향이었을까, 나는 육군 장교가 되어 16여 년간 근무했고, 현재도 울산지역 보훈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드림과 동시에, 국민의 나라사랑과 화합을 다짐하는 달이다.

정부가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은 민족의 전통과 미풍과 연관이 있다. 6·25를 상기하면서, 조상들의 풍습에 따라 24절기 중 ‘손이 없는’ 청명일과 한식일에 사초·성묘하고 망종에 제사를 지내는 유습을 고려해 그 해의 망종일인 6월 6일로 택일했던 것이다.

현충일이 시행되면서 서울 동작동 국군묘지는 65년 3월 30일 국립묘지로 승격되었고, 79년 8월 29일에는 국립묘지관리소 대전분소가 창설되었다. 그 후 2005년 7월 국립묘지의 명칭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변경하고, 보훈의 대상도 확대하여 전사 또는 순직한 군인, 군무원,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 애국지사, 경찰관, 향토예비군은 물론 소방공무원과 의사상자까지 포함시켰다.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평상시보다 낮게 조기로 게양해야 한다. 조기는 한자로 조상할 조(弔), 깃발 기(旗)를 쓰고, 영어로는 ‘A mourning flag’로 표기한다. 애국지사나 순국선열의 타계를 애도하거나, 특별한 일로 인해 큰 재난에 빠졌을 때 국가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국기의 높이만큼 깃봉에서 내려 다는 것을 말한다. 현충일에 조기를 다는 것은 애국지사와 순국선열들의 의를 기리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함이다.

최근 들어 조금 안타까운 일은 현충일뿐만 아니라,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세대를 많이 찾아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필자가 염려스러운 것은, 현충일을 단지 여행과 관광, 여가를 즐기는 공휴일 중 하나로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우리 청소년들에게 국경일의 의미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호국보훈과 나라사랑의 의미를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하여 국내외에서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다가 장렬히 산화하신 호국영령들, 불의에 항거했던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이 바로 그것이다.

제62회 현충일인 어제 정각 10시가 되면서 전국에서는 일제히 사이렌 소리와 함께 추모식이 거행되었다. 우리 울산 대공원 내 현충탑과 6·25전쟁 및 월남전참전기념비 앞에서도 가족단위의 참배객과 시민들은 숙연한 추도의 마음가짐으로 순국선열과 전몰용사들의 고귀한 위국헌신의 정신을 기렸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울산시민들도 먼저 가신 이분들의 애틋한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기환 울산남구재향군인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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