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과 평안을… 샤먼祭儀
번영과 평안을… 샤먼祭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0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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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신굿 기능보유자 김영희씨 당맞이 굿·심청굿 등 ‘일산진 풍어제’
▲ 개막식에서 김두겸 남구청장이 초헌관이 되어 장생포 발전 기원제를 올리고 있다.
고래문화 특구 지정 기념, 살풀이 위령무 등 10년만에 ‘장생포 풍경제’

마을의 안녕과 복을 비는 ‘일산진 풍어제(豊漁祭)’와 ‘장생포 풍경제(豊鯨祭)’가 주말동안 열렸다.

현대인들은 ‘굿’이라 하면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굿’의 의미가 남달랐다.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는 날씨로 인해 한해 농사를 망치거나 갑작스런 돌림병에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 마련한 ‘제의’였기 때문이다.

울산의 경우 바다를 낀 해안지방 마을로, 생명을 걸고 고기잡이를 해온 탓에 여러 가지 사고를 막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냈다.

풍어제는 엄격한 유교식 제사와는 다르게 육지 또는 바다위에서 무당이 춤과 노래를 곁들인 굿을 하여 제사를 축제분위기로 이끈다.

특히 종교성뿐만 아니라 마을의 온 주민이 다 함께 참여하여 화목과 협동을 다지고 마을 일에 대한 협의와 계획수립 등 사회적 기능도 있는가 하면, 노래와 춤과 은유법적 비판의 익살스러운 대화와 몸짓 등 높은 예술성, 시장 활성화 등에 큰 몫을 하기도 했다.

먼저 중요 무형문화재 제82호로 지정된 ‘제115회 일산진풍어제(별신굿)’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일산진 바닷가마을에서 열렸다.

일산동의 굿은 동해안지역에서도 가장 유서 깊고 큰굿 가운데 하나로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올해는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 김영희씨가 악사와 전수 조교 등 10여명을 동반해 마을 언덕에 자리한 일산마을 당집(신을 모셔두는 집)에서 ‘당맞이 굿’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둘째 날에는 심청이 같은 효자 효녀를 만들어 달라는 ‘심청 굿’과 가정에서 키우는 소와 말을 위한 ‘황제 굿’ 등이,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해상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 굿’과 조상을 용선에 태워 좋은 곳으로 보내는 ‘뱃노래 굿’ 등이 이어졌다.

장생포의 ‘고래문화 특구지정’을 축하하기 위한 ‘한마음 대잔치-장생포 大 풍경제’는 지난달 31부터 2일까지 총 3일간 장생포 해양공원 일대에서 마련됐다.

고래포경 당시 선주들이 최초 출항을 하기 전 별신굿을 행해온 장생포에서는 지난 1986년 고래포경이 금지되면서 굿도 차츰 자취를 감추고, 당시 2천200명에 달하던 초등학생수도 60여명으로 줄어드는 등 마을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지난 8월 국내 유일 고래문화 특구로 지정된 장생포는 이를 계기로 마을의 번영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장생포 大 풍경제’를 10년 만에 재연하게 된 것.

이날 행사에는 관계자 및 시민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31일 ‘장생포 발전기원제’, 현숙희씨의 ‘고래 살풀이 위령무’ 등 개막식을 시작으로 요궁국악지부 타악연희단의 ‘신의 북소리’, 박숙현 외 3명의 ‘경기민요’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행사 관계자들은 “별신굿은 예부터 조상들이 여러 가지 사고를 막고 마을의 번영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열어온 마을의 큰 축제와 같은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 풍습을 지키지 못하고 잃어가는 것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 ‘굿’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행사들은 앞으로도 영세 마을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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