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소형 SUV ‘코나’
위기에 처한 소형 SUV ‘코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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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바람 잘날 없는 현대차 노사관계가 이번에는 소형 SUV ‘코나’ 생산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코나 양산을 위한 노사협의가 난항에 빠지면서 코나의 적기생산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노조가 신차양산 때마다 사사건건 정도를 벗어나 경영에 간섭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소형 SUV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0만대 넘게 팔리는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차종으로 잘만 만들면 판매대수면에서 대박은 따 논 당상이라는 얘기다. 각 언론들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소형 SUV의 성장을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도 출시를 목전에 둔 야심작 ‘코나’를 통해 이 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리딩업체인 현대차 코나가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소형차의 인기하락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소형차 전문공장 울산1공장으로서는 코나야말로 ‘믿을 차’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차 울산1공장 노조는 굴러온 복덩이나 다름없는 코나를 노사협의를 앞세워 마다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이 모든 희망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이달 초 한 일간지에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코너에 몰리나?”라는 기사가 있었다. 노사협의가 코나의 정상적인 생산에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는데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우려의 발단은 울산1공장 노조원들의 황당한 이기심의 발로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업체들이 모듈화하고 있는 리어서스펜션 공정을 울산1공장만 반대하면서 코나 양산 노사협의가 지지부진한 것이다. 심지어 현대차 안에서도 울산1공장만 아직 외주화가 안됐다. 1공장노조가 리어서스펜션 공정 외주화를 반대하는 바람에 최종 생산시험차조차 제대로 생산라인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 달 남짓 다가온 양산 목표를 지키기 쉽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코나를 손꼽아 기다려온 구매고객들에게 현대차의 신뢰는 무너진다.

보통 봄이나 여름으로 접어들면 SUV 차종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 현대차가 코나 양산을 상반기에 계획한 것도 이러한 계절적 수요를 감안했을 것이다. 최근 소형 SUV 판매추이 등을 고려하면 양산시점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까지 있다. 코나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세상에 나오는 것이 첫 번째 지상과제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노조가 코나 생산문제로 버티기 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익성 측면으로만 봤을 때 사실 코나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차종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왜 굳이 회사가 코나 생산에 심혈을 기울일까? 국내시장에서 엔트리카 차종이 소형차에서 소형 SUV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코나는 현대차가 엔트리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 차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나 고객은 현대차의 부가가치 높은 차종의 미래 고객인 셈이어서 중요도가 높은 것이다.

그렇지만 코나가 내수시장에서 대성공하더라도 티볼리 등 경쟁차종이 많아 연간 판매규모는 4~5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코나 양산에 계속 트집만 잡는다면 판매규모나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내수판매는 포기해도 그만이고 수출물량은 생산경쟁력이 높은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면 될 일이다. 이는 자국생산을 강하게 주문하는 미국 트럼프정부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라는 사실을 노조가 명심하고 판단해야할 것이다.

내수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코나의 골든타임은 이미 돌입됐다. 그런데도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코나의 신세가 안쓰럽다. 소형 SUV 시장 경쟁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코나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고전에 직면하는 불운에 처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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