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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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주일이 지난 지금 문 대통령의 행보는 파격, 소통과 협치, 정상화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게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 일정을 확정하며 새로운 협치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솔직히 너무 잘해 무섭다”는 평가까지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취임선서를 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취임사에서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맥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국민 대통합이다. 이를 위한 국민과의 소통과 정치인들과의 협치 그리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정상화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분열과 대립은 대통령 선거기간에는 치유 불능 수준이라고 할 만큼 확대됐다. 문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그 갈등은 수면 아래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봉합하지 않으면 우리가 마주하는 내외적 도전을 이겨내기 위한 국민적 에너지 결집은 불가능하다.

대 국민적 결집을 위해서 소통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과거 박 대통령을 불통이라 칭했다. 그만큼 소통하지 못했다. 국회와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청와대 참모진과도 소통하지 못했으니 비선이 우글거리고 비정상이 통하는 정치가 되었다.

최근 문 대통령은 대국회 소통뿐 아니라 대국민 소통도 달라졌다. 청와대는 당선 직후부터 대통령의 일정을 시간대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또 지난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때는 대통령의 대응을 분단위로 공개하며 ‘투명한 국정 운영’을 강조했다. “경호를 약하게 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공항, 초등학교, 정부기관 등 장소를 초월해 방문하는 곳마다 시민들이 문 대통령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것이 소통의 정치요 함께하는 협치의 시작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선거에서 득표율 41.08%로 2위 홍준표 후보(24.03%), 3위 안철수 후보(21.41%)보다 상당히 높다. 그러나 이는 투표자의 60%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그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더 많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그런 실천이 있어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세는 겸손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지만 ‘코드 인사’와 ‘편 가르기’로 자신이 내세운 가치를 스스로 훼손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탕평 인사와 함께 ‘친문 패권 세력’이란 ‘인의 장막’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이런 솔선수범이 바탕이 돼야 문 대통령의 ‘통합’과 ‘소통’, ‘협치’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듯 대통령의 실패는 나라와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문 대통령 자신이 쥐고 있다.

대통령 후보시절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잘 실천하고 본인의 다짐처럼 국민을 위한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길 기대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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