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족식까지…스승의 날 이색행사들
세족식까지…스승의 날 이색행사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5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다.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한 스승의 날은 여느 해보다 더욱 의미가 깊었다고 한다. 울산지역 상당수 교사들은 이날을 제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모처럼 화기애애하고 알차게 보냈으며 더러는 세찬 감동의 물결도 일렁거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 ‘감사의 날’ 성격으로 진행된 남창고등학교의 스승의 날 행사는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이 학교 교직원 전원과 전교생이 학교 체육관에서 같이 어울린 행사는 ‘사제동행 세족식’, ‘학생 축하공연’, ‘스승께 감사의 편지 낭독’ 이 세 가지였다. 특히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겨준 행사에서 힌트를 얻은 ‘사제동행 세족식’은 교사가 섬기는 자세로 직접 무릎을 꿇고 학생의 발을 씻겨준 다음 서로 포옹하는 이벤트였다. 김태우 교장은 “교사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가 되었고, 학생은 선생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역할 바꾸기’ 같은 이날 행사는 학생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인생의 길잡이가 돼줄 것으로 믿는다.

눈길 끈 스승의 날 행사는 이밖에도 많았다. 남산초등학교는 체육관과 교실에서 ‘귓속말로 전하는 감사의 마음’ 행사를 가졌다.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 갖게 됐고, 교사들은 사도(師道)를 떠올리며 참스승의 길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온산초등학교는 체육대회 외에 교사들이 직접 만들어 건네준 꽃을 학생들이 교직원과 선생님들에게 정성스레 달아주는 행사도 가졌다. 무룡중학교는 이벤트 성격의 ‘제자사랑 체육대회’를 열고 교장과 교사, 학생이 서로 팀을 이뤄 이어달리기(계주)를 하며 함박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무거초등학교는 새내기 교사들의 부모님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수업을 진행했다.

제36회 스승의 날 행사를 의미 있게 마련하고 실천한 이들 학교에서는 ‘교권 추락’이니 ‘학생인권 침해’니 하는 소리가 전혀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문화, 공동체 의식과 민주주의의 씨앗을 똑똑히 눈여겨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제37회 스승의 날에 즈음해서는 올해보다 더 의미 있는 사제(師弟)동행 행사들이 꼬리를 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