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돈이다
시간은 돈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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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잔은 4분, 학교에서 집까지 버스 요금은 2시간, 권총 1정은 3년, 스포츠카 1대는 59년!’

좀 생뚱맞은 말이다. 이 말은 우리 삶의 모든 비용을 ‘시간’으로 계산하면서 살아간다는 영화 스토리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인 타임’(In Time)의 내용이다.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의 유예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세를 내는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한다. 살고 싶다면 시간을 훔치는 것이어서 영화 장면마다 스릴 만점이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시사해준다.

중학시절 누구의 추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재미나는 ‘영어참고서’ 한 권이 수중에 있었다. 필자는 그것을 밤낮으로 마치 탐정소설인양 호기심 있게 열심히 읽었다. 그 덕인지 여러 과목성적 중 영어가 제일 나았다. 그 이유는 흥미로운 책 내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책 카버 안쪽에는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영어공부도 허사!’라고 강조하면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40가지 수칙’을 기록해 두었다. 번호를 매겨 명령조로 말하고 있어서 아직도 생생히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첫째 일찍 일어나라, 둘째 아침에 일어나서는 화장실에 가라, 셋째 아침마다 정성껏 냉수마찰을 하라, 넷째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라 등 모두 건강관리에 관한 수칙들이었다. 당시 중학생들에게는 매우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책이어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더욱 특이한 점은, 1일 1과 100일에 걸쳐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매과 제목 밑에는 작은 활자로 ‘격언과 명언’이 하나씩 붙어있다. 그것도 ‘영어’로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100일이면 100개의 교훈을 외울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중 제3과의 ‘Time is money’(시간은 돈이다)라는 명언은 필자의 마음을 크게 울렸던 것 같다. 이 교훈은 아직도 나의 삶에 큰 지침으로 정하고 있다.

발명의 영웅 토마스 에디슨은, 170년 전에 태어나 84살에 영면했다. 특허가 자그마치 1천종이 넘으니 놀랍다. 12살 때 전기를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집안이 가난하여 철도 안에서 신문·과자를 팔았다. 그러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화물차 칸에다 실험실을 옮겨놓고 실험에 열중했다. 어느 날 기차 실험실에서 화재를 일으켜 차장에게 호되게 맞기도 했다. 그 결과 청각장애가 되어 이후 사람들과 교제는 거의 할 수 없게 돼 연구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는 훗날 ‘시간’에 대해 역설한 적이 있다. 변명 중에서 가장 어리석고 못난 변명은 ‘시간이 없어서’라는 변명이라고. 70여 년 동안 그는 정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연구에 연구를, 실패에 실패를 거듭, 인류를 위해 엄청난 신기원을 열어주었다.

‘1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애인을 기다리고 있는 총각에게 한번 물어보라!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다. 시간은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당신이 가진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가장 큰 보물일 것이다. 시간 낭비하는 습관을 버리고 조각난 쪼가리 시간이라도 잘 활용하는 지혜가 정말 필요하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는, 미래를 신뢰하지 말라, 죽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그리고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고 호소했다. 시간을 잘 관리하면서 산다는 말은, 우리 자신의 육체와 마음을 정성껏 관리하면서 사는 것과 뭐가 다를까? 지금 이 시간의 소중함을 음미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우리의 삶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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