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지키려고 얼마나 애써 왔나
교권 지키려고 얼마나 애써 왔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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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승의 날’을 맞았다. 올해로 36회째다. 그러나 들리는 소식은 우울하고 어두운 뉴스가 더 많아 안타깝다. 교권이 흔들린다는 소식이 미담사례보다 더 많아 보이는 것이다.

‘교권(敎權)’의 사전적 의미는 ‘교육자로서의 권리나 권위’다. 이 말 뒤에 ‘침해’, ‘실추’, ‘추락’이란 말이 덧붙으면 묘한 느낌마저 든다. 기사를 접하다 보면 제목부터가 섬뜩하다. <학부모가 흉기 들고 위협…날개 없는 교권 추락>, <욕설·폭행에 시달리는 교사들…교권침해 심각>, <맞고 모욕당하는 교사, 10년 새 3배로>, <수업중 비웃는 학생들…무너진 교권> 등등….

한 통신매체는 13일 전국의 교권침해 사례를 종합,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제목만 보아도 실제인가 하고 눈을 의심케 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싸가지 없다” 교사 폭행…교권침해 해마다 4천7백여건>, <폭언·욕설 가장 많아…수업방해, 폭행, 성희롱까지>, <학부모 교권침해도…교단에서 봉변당하는 교사들 ‘여전’>…하는 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간 교권침해 사례는 2만3천574건으로 연평균으로 치면 4천7백건을 넘는다. 유형별로는 교사에 대한 폭언·욕설이 1만4천775건(62.7%)로 가장 많았고, 수업방해 4천880건(20.7%), 폭행 461건(1.9%), 성희롱 459건(1.9%), 기타 2천535건(10.8%) 순이었다.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464건(2%)이었다. 소위 ‘빗자루 폭행 사건’(2015년 12월) 말고도 학교현장에서 교사가 폭언·욕설, 폭행에 시달리는 일이 잦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발표한 ‘2016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 보고서’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총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는 572건으로 10년 전(2006년) 179건보다 220%(3.2배)가량 급증했다”며 가해자(교권침해)에 대한 처벌 강화 즉 법(교원지위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은 ‘스승의 날’ 칼럼에서 “교권 추락의 원인을 가정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모든 학부모, 특히 아버지들이 자녀교육에 조금 더 관심을 갖자”고 제대로 된 ‘밥상머리교육’을 제안하기도 했다.

모두 일리 있는 지론들이다. 그러나 또 다른 원인은 없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추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교권 추락의 또 다른 원인을 교사 자신들의 자존감(自尊感) 유무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과연 나는 교육자로서, 스승으로서 제자들이 본받을 만한 훌륭한 사표(師表)가 되려고 애써 왔는지, ‘권리’뿐만 아니라 ‘권위’ 지키는 일에도 빈틈은 없었는지’, 스스로 돌아보기를 권유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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