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해도 孝실천은 계속-동구 서부동 김옥순씨
강산이 변해도 孝실천은 계속-동구 서부동 김옥순씨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05.1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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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어버이날 위안잔치 이어와
 

울산 동구에서 김옥순(69·사진)씨는 이미 유명인사다. 특히 노인들 사이에서는 그를 모르면 속된말로 ‘간첩’으로 통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게 무려 40여년 동안이나 매년 빠지지 않고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어왔기 때문이다.

2000년 시부모를 모두 잃은 슬픔으로 딱 한해 거른 것 빼고는 매년 지역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벌여 왔다. 그는 올해도 오는 15일 동구 한마음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어버이날 위안잔치를 갖는다. 딱 40회째다.

현재 동구 서부동에서 떡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 씨가 경로잔치를 열기 시작한 것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네 통장으로 일하던 그는 우연히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대접 행사에 봉사자로 참여했다가 어르신들이 기뻐하던 얼굴을 잊지 못해 해마다 경로잔치를 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이제는 퇴직했지만 당시 남편은 현대중공업에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고, 김 씨는 연탄배달과 밤 깎기 등의 부업을 하면서 그 돈으로 경로잔치를 벌였다. 그러다가 20여년 전부터는 작은 떡 방앗간을 운영했고, 거기서 얻은 수입을 경로잔치 뿐 아니라 효도관광, 홀로 어르신 돕기 등에 모두 썼다고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떡을 직접 배달하는 김 씨는 평소에도 오토바이를 몰고 경로당을 돌고 있다.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란다. 이제 김 씨 본인도 어느덧 70세를 향해가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경로잔치를 마련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각별한 경로효친 실천으로 김 씨는 이미 세간에서 많은 인정을 받았다. 지역 어르신을 위해 해마다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에 이어 2000년에는 아산재단 효행상, 2003년에는 대한민국 석류장, 2008년에는 울산시민대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씨는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정성들여 마련한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것이 매번 기쁘다”며 “지역 어르신들이 더욱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한다. 여력이 있는 한 경로잔치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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