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자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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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가 내린 후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후 152일. 헌법재판소의 선고 후 2개월 만에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맞았다.

이번 19대 대통령선거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와 조기 대선으로 그 어느 때보다고 치열하게 치러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지층이 갈리면서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네거티브 공방과 인신공격성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각종 음모론과 ‘가짜 뉴스’도 극성을 부렸다. 선거기간은 짧았지만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 등의 내용을 담은 가짜 뉴스는 오히려 지난 18대 대선보다 5.4배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18대 대선 당시 48%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국력을 소비했다.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되지 말아야 한다. 모두가 국가 발전에 동참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노선이나 선거과정이야 어째했던 문재인 후보가 승리했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겪고, 조기 대선 정국을 지나면서 분열과 대립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를 온전히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는 승리의 기쁨을 나누기보다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포용하고 어루만질 수 있는 성숙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정파를 위한 정치가 아닌 오롯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이제 19대 대선은 끝났다. 과열된 선거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바로 좋아질 수는 없다. 지난 정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나 국민 각자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이념, 지역, 세대, 계층의 벽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후손들에게 선진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이번 대선의 결과를 더욱 의미 있게 하는 길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 이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이번 투표 결과를 모두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더 복된 나라,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국민이 한마음으로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안보·경제에서 동시 위기를 맞고 있다.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조속히 털어버려야 한다. 그래야 치열했던 선거로 인한 분열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새로운 모범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처해 온 치명적 문제들에 대한 통찰과 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표명되는 대목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성장 동력을 잃고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선거가 우리를 잠시 갈라놓았다 하더라도 다시 손을 맞잡고 하나가 돼야 한다. 촛불도, 태극기도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아니었는가.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자.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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