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환경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환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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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세월이 참으로 빨리 흐른다. 어머니가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지 3년, 오랜 병마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영면하신 지는 어언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아버지의 오랜 투병으로 대학 및 대학원 시절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무척 힘들었다. 그런데도 못난 자식을 공부시키느라 지극 정성을 베푸시며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따뜻한 품으로 포근한 환경을 만들어 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한 번씩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럴 땐 훌쩍 혼자서 어머니가 계신 울산 하늘공원으로 달려가는데, 갈 때마다 울산 하늘공원의 환경이 참으로 쾌적하다는 걸 느낀다.

필자는 환경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 학위과정 중에는 바다에서 사고로 선박의 기름이 누출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바다의 환경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학위를 마치곤 우리나라 해상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대응하는 기술과 바다쓰레기로부터 우리의 바다 환경을 깨끗이 보존하는 기술에 대한 업무를 보았다. 그 후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선박평형수에 섞인 채 전 바다로 퍼져 이동하는 해양생물체에 관한 일을 맡았다. 해양생물체는 해양생태계를 교란하게 되므로 이를 예방하는 기술 개발에 관한 일이었다. 요즘은 우리 일상생활 및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취와 오·폐수를 처리하는 환경기술에 관련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어머니’라는 단어에는 많은 뜻이 있지만, 그 속에는 포근한 환경이라는 뜻도 숨어 있다. 어머니 태중에서는 포근한 어머니의 환경으로 품어주고, 어른이 될 때까지는 포근한 마음으로 소중하게 길러주신 그 자체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환경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세계는 환경 그 자체다.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겪는 모든 것이 환경과 밀접하다. 얼마 전 울산 공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하였는데, 심지어는 대지진의 징후가 아닌가 하여 시민들이 불안에 떤 적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심코 배출하는 각종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악취 및 각종 공해물질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환경을 점점 망가뜨리고 있다. 물론 환경오염 방지시설로 공해물질을 처리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은 조금씩 어머니의 포근함에서 멀어지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환경이 어머니의 품같이 포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모든 어머니가 자식을 낳고 품어준 환경, 그것은 우리가 후손들에게 똑같이 아니 그 이상의 포근한 환경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환경은 현재 우리 것이 아닌 미래의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 지구 생태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신음하고 있다. 토지의 과다한 개발과 공기 오염으로 초래된 온난화의 영향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생긴 기후변화, 사막화, 지하수 오염, 자연재해, 환경난민의 증가 등은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인간이 자초한 지구온난화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 위기는 경제적, 사회적 위기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윤리적 위기다. 그동안 우리가 발전 모델로 삼아왔던 경제성과 효율성, 그리고 투자이윤 중심의 경제구조를 반성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도시인 울산부터 공짜 선물인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소비를 줄이는 검소한 생활양식이 몸에 배어 있으면 더욱 좋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편하게 살고 더 많이 누리려는 과욕보다는 자발적인 불편을 감내하더라도 미래에 더 건강하고 행복한 울산 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소외받는 이웃과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배려하는 친환경적인 행동이 바로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이다. 오늘은 어머니의 인자한 미소와 포근한 품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노준혁 (주)세호코리아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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