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문안문화 바꾸기 운동’에 격려를
‘병문안문화 바꾸기 운동’에 격려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0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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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종합병원들이 관심을 갖고 벌이는 운동 중에 ‘병문안(病問安) 문화 바꾸기 운동’이 특히 눈길을 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변화인 셈이다. 이러한 운동이 바람직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국민의 뇌리에 박힌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탓이다.

우리 국민은 오랜 동안 유교적 가치관에 얽매인 나머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토양 속에서 살아 왔다. ‘병문안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다수 수용되는 병원 응급실은 물론 중환자실에 이르기까지 ‘눈도장이라도 찍어야한다’는 체면치레용 병문안 문화가 고질병처럼 굳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기에 병문안 문화 바꾸기 운동은 ‘생활문화 개혁 운동’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뜻 깊은 일에 앞장서고 있는 종합병원들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은 이달 중순쯤부터 병문안 시간과 인원에 제한을 두는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외래환자실을 제외한 중환자실과 4층~9층 병동에 자동문을 설치하고 출입이 가능한 인원과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이를테면 환자 1인당 병문안 가능 인원을 이미 등록해둔 1~2명으로 한정하되 카드키를 지니게 해서 출입을 제한하고, 단체 병문안일 때는 2시간씩 하루 2회 정도로 시간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동강병원, 울산병원 등 지역 종합병원들도 일찌감치 동참해 왔다니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들 두 병원은 병문안 시간을 평일은 6~8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12시와 오후 6시~8시로 정해놓고, 그 밖의 시간대에는 병문안을 자제하도록 환자와 가족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또 꽃이나 음식물 같은 외부물품의 반입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다. 차제에 다음 말을 귀담아들어도 좋을 것 같다. 동강병원 관계자는 “병문안이 제한되면 병원 내 감염 위험성이 크게 줄고, 병원 환경이 개선돼 환자들도 회복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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