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에 장애가 있나요?-동구 조도기씨
행복나눔에 장애가 있나요?-동구 조도기씨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7.04.2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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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한달에 한번씩 복지관 이미용 봉사

“실력을 쌓기 위해 시작한 봉사지만 갓 이·미용을 마친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 계속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7일 오전에 만난 조도기(울산 동구·48·사진)씨는 다리가 불편해 절뚝거리기는 하지만 말끔하게 정돈된 머리칼에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조 씨는 7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울산 동구장애인노인복지관과 방어진노인복지관에서 이·미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자주 장애인들과 어르신들을 뵙고 머리를 손질해 주고 싶지만, 한 달에 한 번밖에 봉사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고.

“내일은 장애인복지관에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어요. 저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마음 같아선 다양한 곳에 자주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은데 제 몸도 그렇고, 많은 단체들이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기회가 자주 없네요.”

조 씨는 20년 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1997년 7월 어느 날, 언제나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승용차가 조 씨를 덮쳤고, 그날 사고로 조 씨는 왼쪽 팔·다리를 크게 다쳤다.

온전치 못한 팔·다리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됐고, 한 동안 좌절을 겪었지만 2살 아들과 아내 뱃속에 있는 딸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섰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이·미용이다. 네 번의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1년 만에 이·미용사 자격을 취득했다. 1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투자한 만큼 포기할 수 없어 어떻게든 활용해 보고 싶었다. 평소 탁구와 싸이클 등 날렵한 운동을 좋아하고, 손재주도 좋아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격증만 있다고 해서 당장 가게를 낼 수 없으니 실력을 쌓고자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7년을 꾸준히 하니 실력이 제법 늘더라구요. 물론 아직까지 여성 디자인 컷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남성 숏컷은 자신 있습니다”

오는 7월에는 조 씨만의 헤어컷트 전문점을 낼 계획이다.

그간 봉사활동으로 실력은 물론 두루두루 인맥도 쌓은 만큼 가게 운영도 잘 될 것이라 믿는다.

“제 가게를 내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제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데 가게를 내도 봉사활동은 계속 할 생각입니다. 제 인생은 물론 우리 모두의 행복한 인생을 생각하며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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