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존재감에 눈뜬 지역사회
다문화가족 존재감에 눈뜬 지역사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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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사회가 결혼이주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가족들의 긍정적 영향력과 존재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울산지법이 전국 지방법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서비스 자원봉사단’을 창단한 소식, 그리고 울산북구가 올해 처음으로 ‘다문화봉사단’을 조직한 소식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울산지법이 27일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서비스 자원봉사단’(이하 ‘통·번역봉사단’)을 창단한 것은 법원을 찾는 외국인이나 이민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통·번역봉사단에는 베트남, 중국, 일본, 캄보디아, 페루 등지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결혼이주여성 41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2년 이상 거주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는 물론 행정절차에도 익숙하다는 것이 법원 측 설명이다.

울산지법은 통·번역봉사단이 활동을 시작하면 법원을 찾는 외국인이나 이주민이 사건브로커에게 속아 피해 보는 일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울산지법은 “외국인이 하루에 2∼3명씩 법원을 찾지만 법령상 통역인은 형사사건 당사자나 증인에게만 지정돼 다른 민원이나 결혼·이혼 문제로 고민하는 외국인은 어려움이 많았다”고 통·번역봉사단의 창단 배경을 밝힌다.

울산북구도 다문화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북구 거주 다문화가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문화봉사단’ 발대식을 가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북구 다문화봉사단은 5월부터 12월까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웃돕기 활동을 펼치고, 추석 명절에 송편을 만들어 나누고, 겨울에 김장을 담가 소외계층과 나눌 예정이다.

현재 다문화가족, 특히 결혼이주여성들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울산시청 글로벌센터나 자치구·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들의 도움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난 24일 기초의회사상 처음 기초의원직을 승계한 키르기스스탄 출신 오세라 울산중구의원(50, 민주당, 비례대표) 소식은 결혼이주여성의 존재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울산 거주 외국인주민 수는 3월말 기준으로 3만6천명을 헤아린다. 비록 전체인구(117만)의 3%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아무도 무시 못 할 정도로 커졌다. 울산지법과 울산 북구가 다문화가족의 영향력과 존재감에 주목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감탄할 만하다.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서비스 자원봉사단’과 ‘북구 다문화봉사단’의 운영이 돋보이는 성공사례로 이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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