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주인 위에 나는 로봇
뛰는 주인 위에 나는 로봇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25 2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공상과학 영화 속의 장면들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날라주고 택배회사에서 물품을 분류하는 등 이미 일상생활 속에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간이 로봇과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더불어 인공지능(AI) 로봇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연 로봇은 인간의 업무를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을지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로봇(robot)’은 스스로 보유한 능력에 의해 주어진 일을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작동하는 기계를 말하며 외형이 사람과 흡사한 경우에는 인조인간(人造人間)이라고도 불렀다. 로봇이라는 말은 체코어의 ‘일한다(robota)’는 뜻으로 인조인간을 만들려는 시도는 고대부터 있었다.

로봇 개발 초창기에는 무선에 의한 원격조종에 의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형태의 로봇들이 제작되어 방위산업에 많이 응용되기도 했다. 로봇의 응용분야는 대체로, 산업용·의료용·우주용·해저용으로 분류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실시한 공동조사연구에 따르면 현재 사람들이 하고 있는 업무의 3분의 1은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신문은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정리한 2천69종의 업무(820종 직업)의 자동화 동향 추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향후 50년 안에 34%에 해당하는 710종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카운슬러 업무의 10.5%, 의사 업무의 29.2%는 각각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가이드는 36.0%의 업무를, 트럭 운전사의 경우 64.6%의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대부분의 직업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복잡한 업무가 남아 있기 때문에 완전자동화가 가능한 직업은 전체의 5% 정도에 머물렀다.

직업 중에는 조립, 운송, 단순사무직 등이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았다. 엔진 부품을 조립하는 공장노동자의 경우 부품의 조립이나 포장 작업 등 75%를 로봇이 맡을 수 있다. 자동화의 흐름은 화이트칼라나 사무직종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로봇이 하는 일이 늘어난다고, 인간의 일자리가 곧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한 직업 속에도 로봇에 맡길 수 있는 업무와 못 맡기는 업무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직업이건 단순 업무나 데이터 종합 등은 로봇이 발군일 수 있지만, 의사 결정이나 기획은 역시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 로봇이 단 1%도 업무를 대신해줄 수 없는 직업은 ‘성직자’가 유일하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15년 말 163만 대였던 산업용 로봇이 2019년 말에는 260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자동화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세계 전체의 생산성을 연간 0.8%~1.4% 향상시킬 수 있다. 어떤 나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생산성의 향상은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비례해 로봇을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으로 간주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은 지난 3월 말 1천 명의 노동자에 대해 1대의 로봇을 투입하는 경우 5·6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로봇의 활용이 임금의 하락 압력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지능 로봇의 연구를 쌓아간다고 해도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의 실현은 아직 미지수이다. 멀지않은 미래에는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공영을 걱정하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