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편지]새로운 도전! 회귀성 어류의 메카, 태화강!
[연구원 편지]새로운 도전! 회귀성 어류의 메카, 태화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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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평생을 대도시에서 살아온 촌놈이 어디 가서 수 만 마리의 겨울 철새와 회귀성 어류를 구경할 수 있었을까? 당연한 결과겠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평생 볼 수 없었던 믿지 못할 풍경들을 매년 직접 보고 있다. 그것도 현대자동차와 중화학공업으로 대표되는 산업도시 울산에서, 4년 전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 떼까마귀의 군무나 연어, 황어가 회귀하는 모습을 봤을 때 어린 두 딸 아이보다 더 흥분해 날뛰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선지 울산의 태화강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뜻밖의 만남!’ 또는 ‘반전의 매력!’이란 문구가 떠오른다. 또 필자가 느낀 태화강의 뭔지 모를 특별함(something special)을 공유하고 싶어 울산을 찾은 가족과 지인에게 제일 먼저 태화강을 소개하곤 한다. 어느 시민의식조사에서 울산을 찾은 방문객 중 89.4%가 울산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하고, 또 84.9%가 지인에게 울산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던 것도 필자가 느낀 반전 매력이나 특별한 어떤 것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보면 태화강이 매력이 없어 관광객이 적은 건 아닌 것 같다. 달리 말하자면 이미 가진 자산을 잘만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회귀성 어류인 연어와 황어다. 바다로 나가 살던 수만 마리의 연어와 황어가 산란을 위해 필사적으로 태화강의 상류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다. 그 광경을 눈앞에서 본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인간의 회귀본능이 살아나 그 다음해 그들을 보기 위해 태화강으로 회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진화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사바나 이론’처럼 문명생활에 지쳐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여행 본성이 그들을 통해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 필자는 그랬다. 그래서 그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황어를 보기 위해 두 딸아이를 데리고 선바위 찾았을 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수백 마리의 황어가 눈앞에서 헤엄치고 있었지만, 수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는 황어의 생김새를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되는 영상처럼 수중 촬영을 통해 물속의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황어의 모습이 아쉬웠다.

그렇다면 꼭 수중촬영을 해야만 가능한 것일까? 일본 북해도의 ‘시베츠 연어과학관’은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연어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인공 어도의 한쪽 면을 유리벽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마치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관찰하는 것처럼, 실제 연어가 회귀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객이 촬영한 연어의 회귀 모습과 산란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홍보효과와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다.

태화강도 못할 게 없어 보인다. 태화강은 연어뿐만 아니라 황어와 은어까지 있다. 특히, 황어는 개체수도 많고 회귀량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태화강생태관의 아래에 수면에서 강바닥까지 볼 수 있는 유리벽 관찰장을 설치하고 그 앞으로 어도를 내면 된다. 회귀어종을 관찰할 수 없는 비수기를 대비해 지하공간을 카페로 활용한다면 이색적인 카페로도 충분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참신한 기념품을 제작해 판매한다면 태화강을 알리는 홍보효과는 물론 재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태화강은 이미 많은 자산을 가졌다. 그러니 그 생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 계속되고, 그것이 우리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길 희망한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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