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당국에 따르면 ‘마비성 패류독소’란 홍합, 피조개, 가리비, 굴과 같은 패류(貝類)가 유독성 플랑크톤인 알렉산드륨(Alexandrium tamarense)을 섭취해서 생기는 독(毒)성분을 말하며 봄철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이 유독성 플랑크톤은 이른 봄철인 3월~4월에 발생했다가 수온이 18도 이상 올라가는 5월말~6월께 자연 소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2000년대 이전까지 남해안에서 주로 발생하던 마비성 패류독소가 2000년대 이후에는 동해안에서도 간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남해안과 동해안에 걸쳐있는 울산 시민들로서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거제시는 예년에 비해 바다의 수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 해역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면서 자연산 어패류를 먹을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울산시 수산당국도 ‘피해 예방 대책반’을 꾸려 마비성 패류독소 발생의 확산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시민들에게 주의도 당부하는 등 치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마비성 패류독소가 든 조개류를 잘못 먹었다가 중독되면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증상이 더 심해지면 언어장해와 팔·다리 근육의 마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서 사망(통상 12시간 이내)에 이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특별한 해독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호흡곤란 증세에는 인공호흡 같은 대증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활성탄을 물에 타서 마시거나 따뜻한 물을 마시면 구토제·이뇨제 역할을 해서 독성분의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