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슬로건은 ‘다름의 동행,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요!’다. 해마다 달라지는 슬로건치고 의미심장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올해 슬로건 ‘다름의 동행’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다름’은 ‘같아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 누구나 언젠가는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음미하면 ‘다름’의 의미가 새삼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문제를 ‘인식개선’과 ‘복지’의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먼저 ‘인식개선’의 관점에서 볼 때 장애인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장애인이든 아니든, “장애인을 제발 ‘연민’의 눈으로 보지 말라”고 당부한다. 오히려 “똑같이 자존감 강하고 존중받기를 원하는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 줄 것”을 주문한다.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으로 불러 달라는 요구도 같은 맥락의 말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복지’의 관점에서 볼 때 문병원 울산시의회 의원(지체장애 2급)의 조언을 귀담아듣기를 권한다. 문 의원은 정부나 지자체에 대해 ‘장애유형별 복지’에 신경 써줄 것을 요구한다. 현재의 장애인복지 정책이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이어서 겉돌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울러 장애인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접근성을 강화할 인프라 구축(배리어프리 시설 등)이 시급하며, 자립이 가능한 장애인에게는 자립 여건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생산적 복지’라는 점을 힘주어 강조한다.
장애인의 날뿐 아니라 평소에도 장애인들이 서로 만나 소통하고 정보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자주 마련해 달라는 주문도 빠뜨리지 않는다. 오는 25일 울산시가 동천체육관에서 갖는 장애인의 날 행사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