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그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장애인의 날, 그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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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봄을 알리는 축제 행사에서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와중에도 다른 한 곳에서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각종 체육대회와 기념식 행사가 한창이다.

기념식 날이 되면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장애인 인권선언문 낭독, 공적 표창 수여, 축하 문화공연 등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행사들로 바빠진다. 신문에 난 이야기이지만, 어느 학교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장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보라 했더니 “장애인의 날을 축하 합니다”와 같은 글을 쓴 아이들이 더러 있어 난감해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의 날은 어떤 것일까? 올해로 제37회를 맞는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4월 20일을 ‘재활의 날’로 정해 추진해 오던 것을 1981년 UN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로 기념한 것을 계기로 우리 정부에서도 명칭을 ‘장애인의 날’로 바꿔 해마다 4월 20일에 기념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UN에서 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는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기치로 내세운다. 즉, 장애인 한 명 한 명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인권을 온전히 누릴 권리가 있음을 선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을 전 세계가 다 같이 기울이자는 뜻이 숨어 있다.

장애인의 날이 지정된 이후 3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은 대략 300만 명이다. 이는 인구 20명 중 약 1명 정도가 장애인이라는 이야기로서 버스를 한 번 타더라도, 금융기관이나 마트를 한 번 방문하더라도 누구나 장애인을 한 번쯤은 마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과연 장애인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꼭 해야만 할까? 장애인의 날을 지정하고 특별한 날 ‘장애’를 부각시켜 특별한 대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08년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2016년 말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장애차별 관련 진정사건은 총 1만320건이었으며,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로 보면 재화용역사건, 괴롭힘, 교육, 고용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장애인에 대한 차별 금지와 편의 제공을 위한 기준이 제시된 가운데서도 차별이 점차 증가하는 것은 우리의 인식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보다 바깥세상에 나섰을 때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의 높이에 좌절하는 것이 장애인들의 현실이다. 사회의 인식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장애인 인권 교육, 장애인 이해 교육 등 무수히 쏟는 정성이 무색할 정도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불쌍하다, 안타깝다”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

이제 장애인의 날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 ‘장애인의 날’ 반짝 축제, 일회성 행사로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 함께 맞춰 가요”라는 장애인의 날 슬로건이 말해주듯 365일 언제나 장애인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같이 발걸음을 맞추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노력의 빛을 발하는 그런 날이 되기를 소망한다.

최현주 동부경찰서 남목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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