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행, 한때의 멋이 아니다
청소년 비행, 한때의 멋이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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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중에 ‘고등래퍼’라는 프로그램에 눈길을 빼앗긴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들이 랩 경연을 통해 기성 래퍼들의 평가를 받고 멘티·멘토가 되어 상대팀과 경쟁하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 중 몇몇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스웩(swag=자존감, 자유분방함)을 뽐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제는 뛰어난 랩 실력과 개성으로 주목받은 일부 참가자들의 사생활이 그들의 지인이나 네티즌들에 의해 SNS를 통해 밝혀지면서 논란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방송 첫 회에 뛰어난 랩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유명 국회의원의 아들은 미성년자로서 술, 담배를 하는 사생활 모습과 성매매 관련된 메시지 등이 구설수에 올라 중도하차를 경험해야 했다. 또 다른 참가자 역시 방송이 나간 후 과거에 저질렀던 폭행이나 흡연, 음주 등 문란한 사생활이 말썽을 일으키면서 즉시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한마디로 요즘 청소년들의 비행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청소년 비행은 작게는 흡연, 음주, 무단결석, 가출 등 개인적인 것에서 크게는 폭행, 절도, 금품 갈취, 본드와 같은 유해물질 흡입, 오토바이 폭주, 성폭행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편이다. 청소년기의 이러한 일탈은 성인이 되었을 때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실수는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줄 때가 많다. 그러므로 청소년 비행 문제는 그저 방관만 하고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은 학교폭력 예방 및 청소년 선도 활동을 ‘민생안전 특별치안 활동’과 연계해서 전개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주택가 골목길, 공원 주변, PC방 등 청소년 비행이 우려되는 장소에서 가시적 순찰을 강화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성 혼숙이나 술, 담배 판매와 같은 위법행위를 집중 단속하는가 하면 청소년 보호에 적극 동참하도록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교사는 물론 청소년선도회, YMCA, 청소년선도지도위원회를 비롯한 민간협력단체들과도 같이 손잡고 저녁시간, 청소년 비행에 노출되기 쉬운 곳에서 합동순찰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 1월 울산시는 ‘울산청소년 꿈 키움 캠프’를 열어 지역아동센터의 교사와 학생들을 초청래서 ‘학교폭력의 효과적인 예방법’을 주제로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캠프를 통해 폭력에 대한 이론 강의에 그치지 않고 미술치료와 원예치료를 통한 청소년들의 심성 순화 교육, 그리고 학교폭력 예방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하는 교육도 동시에 이뤄졌다.

학교에서 흥미를 갖지 못하고 소외되는 학생들일수록 일탈의 유혹에 빠져들기가 쉽다. 그러므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다면 청소년 비행을 어느 정도는 막아낼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도 꿈을 위해 한 발 더 내딛는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가장 빛나는 이 시기에 제대로 된 길을 가도록 우리 어른들이 따뜻한 관심으로 보살핀다면 우리 청소년 모두가 탈선 없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태호 중부경찰서 반구파출소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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