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도 먹기도 좋은 ‘무지개떡’
보기도 먹기도 좋은 ‘무지개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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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도시에 살다보면 푸른 자연이 그립다. 은퇴 후 귀농·귀촌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다. “다 그만두고 시골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필자도 힘들면 별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이다. 이처럼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귀농·귀촌 붐이 여전하다.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등장한 귀농·귀촌 흐름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을 계기로 귀농·귀촌이 급증한 것이다. 높은 주택가격과 고용불안 등으로 도시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도 큰 요인이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귀농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니 신중해야 한다.

가장 좋은 집은 자기에게 잘 맞는 집이다. 지금의 도시 주거 형태는 비둘기집 같은 아파트가 대세이지만, 도시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집을 짓고 살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취미생활을 즐기며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수요도 꾸준하고 사회 문제로 대두하는 커뮤니티 부재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 요즘은 도심 내 상가주택도 인기가 높다. 임대료 수입을 올리면서 아파트의 평준화된 삶에서도 탈피할 수 있어서다.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똑같은 모양인 아파트가 ‘시루떡’이라면, ‘무지개떡’은 지하층부터 옥탑층까지 층층이 다양한 용도로 채워진 형상을 말한다. 무지개떡 빌딩은 주택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트를 가진 집이 켜켜이 모여 적정한 밀도를 유지하며 풍요한 도시의 삶을 일구자는 데 의미를 둔다. 무지개떡 건축이 보편화한 사회에서는 인구의 대량 이동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나라는 떡 종류가 많다. 그 중에서 아름다움을 논하자면 무지개떡이 단연 으뜸이다. 경사스런 날이나 축하 모임에 가면 십중팔구 이놈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자리를 더욱 빛내면서 가히 아름답다 못해 먹기가 아까울 정도다. 일명 색떡이라고도 부른다. 멥쌀가루를 원하는 색의 수대로 나누어 그릇에 담고 각각의 쌀가루에 체리, 단호박, 석이버섯, 쑥, 코코아, 대추, 백년초 등 여러 가지 색깔의 가루로 색을 내어 시루에 안쳐 찐 떡이다. 반면 멥쌀가루를 그냥 하얗게 쪄낸 떡은 백설기다. 무지개떡은 고물 대신 멥쌀가루에 원하는 색의 숫자대로 천연색소를 사용하여 쪄내므로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자연색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무지개떡을 보면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다.

도시생활과 귀농, 아파트와 무지개떡 빌딩, 시루떡과 무지개떡. 젊은이는 싱그럽다. 젊음은 그들의 특권이다. 젊었을 땐 넘어져도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다. 넘어지는 걸 결코 두려워해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취미 생활은 좋아하는 걸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시험이다 취업이다 온갖 것들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취미 생활에 열중하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공부와 취미 생활을 양립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일이든 공부든 취미생활이든 두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할 땐 어느 것에 집중할지 우선순위를 정한다. 형편상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힘들게 살 수밖에 없다. 힘들면 힘든 대로. 그게 인생이다.

재미는 살아가는 데 중요한 활력소다. 하던 일, 하던 공부 빨리 마치고 재미 볼 생각을 하면 저절로 흥이 나지 않던가. 그런 재미를 느끼는 것에 한번 깊이 몰입해볼 필요가 있다. 젊으니까 한번 해 봐도 된다. 그렇게 자꾸 해 봐야 그게 모멘텀이 되어 그 다음 것도 이어서 도전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을 수 있다. 후회할 수도 있다.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집어치우면 된다. 좌충우돌해 보는 거다. 그게 젊음의 특권이다. 젊은이들은 무지개처럼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용기다. 젊은이들이여, 무지개 꿈을 마음껏 펼치고 그 꿈이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본보 독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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