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즐겁고 안전한 도로생활
[독자기고] 즐겁고 안전한 도로생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3 2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햇살 좋은 봄날에 가족과 바깥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모처럼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못다 한 대화들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따스한 햇살을 즐기는 것은 더없는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도로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 멀리 우회전 전용 차선에선 각종 차량들이 50m 가까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차례대로 가다보면 언젠가는 가겠지, 하는 생각에 우리 가족은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가관이었습니다. 빠르게 달려서 우회전 직전에 억지로 끼어들기 하는 차량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직진 신호가 켜지면 직진 전용 차선에서 우회전을 하는 차량들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좌회전 차선에 대기차량이 없을 때 우회전을 감행하는 차량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우회전을 마치기까지 무려 10여 분이 걸렸습니다. 사실은 날마다 이곳을 통과할 때마다 겪는 일상의 광경이기도 합니다.

우회전 차선에서 기다리는 차량들은 모두가 바보였습니다. 거의 모든 차량들이 직진 또는 좌회전 차선에서 불법 우회전을 감행하여 정상적인 우회전 차량들이 들어가야 할 공간을 빠르게 채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광경은 북구 호계의 시장2리 사거리의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때로는 아까운 내 시간이 억울할 때도 있고 불법적으로 우회전을 일삼는 운전자가 미울 때도 있고 단속기관이 한없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당연히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겠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참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생각일 테니 말입니다.

자신의 편리와 이득을 위하여 타인의 기회를 빼앗거나 자신이 바쁘다는 핑계로 혹시 타인의 양보와 배려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아무리 바빠도 단속요원이 있으면 불법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계십니까?

자기주도적 이기주의로 일상을 살아간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자녀를 비롯한 가족이 지켜보면서 배울 것이며, 주변의 지인들은 당신을 향한 존경심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서로간의 약속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는 도로에서의 일들이 사실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입니다.

정지선을 지키는 일, 꼬리 물기를 하지 않는 일, 신호등 질서를 지키는 일, 불법주차를 하지 않는 …. 이 모든 약속들은 자기의 편의를 위하여 타인의 기회를 빼앗지 말자는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는 일,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일은 또 다른 사회 공정성 확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의 기회를 빼앗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자신이 모르는 순간에 저지른 잘못에 손 한번 번쩍 들어주고 비상깜빡이 한 번 켜주고 웃으며 인사를 한다면 보복운전과 같은 사회적 물의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타인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먼저 아는 사회가 좋지 않을까요? 양보와 배려는 상대방이 내게 베풀어주는 선행이지 내가 강요하거나 부탁할 사항은 아닐 것입니다. 더구나 짙은 ‘틴팅’으로 상대방의 얼굴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내가 바쁘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나만 편안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오늘도 즐겁게 운전을 하시나요? 부지불식간에 타인의 기회를 빼앗으며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계신가요? 혹시 당신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람인가요?

조시덕 울산제일일보 사진동호회 회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