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 밀알의 사명(使命)
[목회일기] 밀알의 사명(使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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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독교에서는 4월 16일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까지 수난 당하신 일을 생각하는 고난주간을 보내고 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장 24절)는 말씀은 예수께서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여 하신 말씀으로 한 분의 희생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게 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이다.

사과나 배와 같은 과일은 한 알도 귀하지만 밀알 한 알은 별 가치가 없다. 보잘것없는 한 알의 밀알이지만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되고 그 밀알이 또 떨어지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온 백성을 먹여 살리는 양식이 된다.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라는 말씀을 하시고 말씀대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고 부활하셨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살고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희생이 있어야 아름다운 결과도 있는 것이다.

보잘것없는 한 알의 밀알이 기적을 일으키려면 땅에 떨어져야 한다. 땅에 떨어지는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누리는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다. 특히 권력을 가진 사람들,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감동을 줄 수 있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들은 너무나 많은 기득권을 누리면서 조금도 내려놓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지탄을 받는 일이 많다.

점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대의를 위해 자신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희생하는 사람이 귀한 세상이 되고 있다.

아기울음 소리를 듣기가 점점 어렵다며 걱정이 많은데 우리나라 출산율은 35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전 세계 225개 국가 중 220위로 최하위라고 한다. 가임여성 1명이 평생에 1.25명을 출산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매년 신생아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빠르게 노령화 사회가 되고 생산인구 감소를 심각하게 걱정하게 되었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 육아가 힘들다는 것과 직장여성들의 경력단절, 보육시설 부족,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에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하므로 취업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를 하거나 하나만 낳고 마는 부부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식을 낳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기본적인 사명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 힘들다고 자식을 낳지 않으면 지금은 덜 힘들지 모르지만 젊은이들이 없는 노년을 맞이하면 노인들만 많은 노령화 사회에서 더 힘든 노년을 보내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에 이어 “둘도 많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구호로 출산 제한 정책을 펼치던 시대에 결혼하여 정부정책을 따라 둘만 낳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서너 명은 낳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양육하기가 힘들고 대학교육비가 많이 들지만 지금 출생하는 아이들이 대학 갈 때면 국가에서 장학금으로 다 공부시켜 주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신의 능력대로 인정받고 살아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교육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자녀들로 인하여 얻는 기쁨과 행복은 돈과 비교할 수가 없다. 연금과 노후대책이 잘 돼 있어도 자손 없이 달랑 두 부부가 노년을 맞는 가정보다는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해도 자손들이 여럿 되는 부부의 노년의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늙어서 깨달으면 소용없으니 지금 멀리 바라보고 가정을 위해 국가를 위해 자녀를 낳아야 한다.

우리 교회에서는 자녀를 낳아서 처음 데리고 오는 날 축복 기도를 해주고 출산 장려금으로 50만원을 지원하는데 아이를 낳을 젊은 부부들이 많지 않아 아쉽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소망한다. 자신의 삶을 희생해서라도 가정을 위해, 나라를 위해, 현재보다 미래를 위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출산의 사명을 감당하여 가정마다 아기들이 많이 태어나고 아기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가 메아리치기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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