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물어보면 막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 물어보면 막을 수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0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찾은 돈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두세요.” 나이든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수법의 보이스피싱 사건이 전국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겠지만 피해자들은 의외로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그것도 다양하고도 조직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은 그 내용이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을 쉽게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의 범행수법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어르신과의 전화를 끊지 않고 통화를 유지한 채 현금을 가방 속에 넣게 만든다. 또한 은행창구 직원과 하는 얘기를 엿듣고 있다가 창구 직원이 출처라도 묻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미리 주입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나날이 새로운 수법으로, 조직적으로 발전해가는 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그 어떤 범죄보다도 범인 검거 못지않게 예방이 중요하다. 또 그 예방의 중심에는 금융기관이 서 있을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예방활동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에서는 어르신들이 많은 현금을 인출하려고 할 때 이를 가볍게 보고 형식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보이스피싱’이 어떤 범죄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인출한 현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꼬치꼬치 물어볼 필요가 있다.

만약 현금인출기에서 통화중인 채 거래하는 모습이 목격되면 가까이 다가가서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어르신에게 휴대폰을 보여 달라고 요청해서 통화목록을 확인한 다음 ‘070’ 또는 모르는 전화번호의 상대방과 연속적으로 통화한 기록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보이스피싱을 예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의 기본은 가족들의 관심과 당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 어르신이 계신다면 휴대폰에 스팸전화 차단 앱을 설치해 드리고, 앞서와 같이 의심쩍은 전화가 걸려오면 반드시 가족들에게 확인을 시키도록 당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기창 울산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