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노조’ 이미지 벗는 현대차노조
‘귀족노조’ 이미지 벗는 현대차노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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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최근 대변신을 선언했다. 지역사회와의 연대 강화로 ‘귀족노조’ 이미지를 과감히 벗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울산시민들은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박유기 노조 위원장의 성품으로 미루어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7일 울산공장 노조 대회의실에서 울산 북구지역 아동센터 10곳 대표들과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올 연말까지 이들 지역아동센터에 매월 100만원씩 총 9천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으로, 울산공장 내 9개 사업부와 노조 집행부가 아동센터를 한 곳씩 맡아 사회연대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는 다짐이었다. 노조는 또 지원금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매월 지역아동센터를 직접 찾아가 체험활동 도우미, 시설 안팎 청소, 비품 수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현대차노조가 지역사회와 협약식을 가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가 예전과 사뭇 달라 보이는 것은 박유기 위원장의 발언에서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새로 전개할 사회연대 활동의 의미에 대해 “노조에 대한 지역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러한 사회연대 강화 의지는 오는 18일 시작될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도 담길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노조는 50억원 규모의 노사 사회공헌기금을 60억원으로 늘리고 내친김에 노사공동 사회공헌위원회도 구성하자고 회사 측에 제안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러한 움직임이 ‘귀족노조’ 이미지 탈피를 위한 노력의 일환임을 숨기지 않는다.

현대차노조의 움직임에는 또 다른 희망적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 같아 기대를 갖게 한다. 바로 ‘정치적 명분의 대외투쟁을 자제하겠다’는 의미의 메시지다. 협약식이 끝난 뒤 장창렬 노조 대외협력실장이 한 말이 있다. 노조의 투쟁수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올해는 외부활동을 많이 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9월에 있어 임·단협을 8월말까지는 마쳐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하간 밝고 전향적인 현대차노조의 대변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차제에 박유기 위원장을 비롯한 현대차노조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소모적인 정치투쟁보다 생산적인 대외연대 강화로 ‘귀족노조’의 허물을 하루속히 벗고 울산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시민노조’로 거듭나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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